회사 밖에서는 입사를 갈망하고, 회사 안에서는 퇴사를 갈망하는 것이 우리네 직장인들의 마음이죠.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닌다는 말이 있듯 늘 퇴사와 이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퇴사 후 고정적인 수입인 월급이 없어진다면 생활비는 물론 당장 매달 내야 하는 은행 대출에 머릿속이 하얗게 질려버립니다.

그런데 자신의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모두가 선망하는 지상파 아나운서 자리를 던져버리고 당당히 사직서를 제출해 화제가 된 인물이 있는데요.
바로 MBC 전 아나운서 김소영입니다.
2012년 MBC에 입사하며 방송국 내부 갈등으로 장기 파업 분위기 속에 파란만장한 직장 생활을 해왔는데요.

당시 파업으로 선배들의 퇴사가 이어졌고 이에 ‘MBC 뉴스데스크’와 ‘MBC 뉴스투데이’의 앵커를 맡으며 입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간판 아나운서로 자리 잡았죠.
하지만 새내기 시절이던 2012년 파업에 동참했던 사실이 족쇄가 되어 2016년 10월 ‘뉴스투데이’ 하차 이후 방송이 끊겨버리게 되는데요.
제작진 미팅까지 끝난 프로그램이 엎어지는 등 10개월간 방송에서 철저히 배제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던 방송사인 MBC를 떠난 김소영은 진짜 좋아하고 원하는 일을 찾아보고자 마음먹었고 운명처럼 책방을 만나게 되죠.
퇴직 후 남편 오상진과 함께 떠난 일본에서 만난 독립 서점들이 그녀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고 하는데요.
책방을 열게 된 계기에 대해 “나를 치유하려는 목적이 컸다. 큰 책방을 만들기보다는 나에게도 휴식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김소영은 퇴직금을 털어 가게를 구하고 인테리어까지 하나하나 직접 신경을 썼는데요.
그렇게 2017년 ‘당인리책발전소’라는 이름의 독립서점을 시작합니다.
자신이 읽는 책을 손님들에게 추천해 주기도 하면서 여유롭게 커피도 한잔 마실 수 있는 자신만의 책방을 꾸려나가고자 하죠.

이후 김소영은 “책방 주인을 하면 책도 자주 읽고 손님들과 자주 소통할 줄 알았는데 정 반대였다”라고 말해 반전을 주었는데요.
“책을 정리하고 진열하는데 모두 사람 손이 필요했다. 굉장히 고된 자영업이구나 싶었다”라며 책방 운영의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마포구 ‘당인리책발전소’에서 시작된 책방은 이후 위례 책발전소, 광교 책발전소까지 지점을 확대시키는데요.

망원역 인근으로 이전한 당인리책발전소는 망원 지역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에코백, 파우치 등 굿즈 역시 인기몰이 중이죠.
김소영은 얼마 전 자신의 SNS를 통해 법인을 설립한지 3년이 지났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해당 글에는 지난 3년간 서점을 세 곳 만들었고 온라인 큐레이션 커머스와 도서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며 지난날을 회상했죠.
이와 함께 “이제 다른 스케일의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확신도 든다”라는 말과 함께 본사가 될 사무실을 공개해 앞으로의 행보를 궁금하게 했습니다.

유튜브 방송을 출연한 김소영은 자신의 수입에 대해 솔직히 답하기도 해 눈길을 모았는데요.많은 아나운서들의 연이은 프리선언으로 시청자들은 프리 이후의 수입이 아나운서 때와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추측하죠.
이에 김소영은 “프리랜서로 행사 한 번 하면 월급만큼 번다고 하는데 아나운서로 정년까지 남았을 때와 계산해 보면 큰 차이가 안날 것”이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자신의 수입에 대해서는 “사실 MBC 연봉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이다”라고 말하며 서점을 세 곳이나 하는데 그 정도는 벌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죠.

하지만 “사업을 하는 만큼 버는 돈은 많을지 몰라도 다음 달에 또 이만큼 벌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라며 자영업의 현실을 답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김소영의 용기가 부럽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