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October 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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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일생’이라는 유명한 노래가 있죠. 가사를 살펴보면 ‘외로워도 슬퍼도 여자이기 때문에 참아야만 한다고’라는 노랫말이 나옵니다.

갖은 시집살이와 고생에도 남편과 자식을 위해 참고 살아야만 했던 게 과거 어머니들의 인생일 텐데요.

요리연구가 이혜정 씨의 삶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기업 회장님 아버지도 힘든 시집살이와 야박한 남편을 대신해 줄 수는 없었죠.

어린 시절부터 나서기를 좋아하던 이혜정은 두 남동생을 끌고 다니며 골목대장 노릇을 즐겨 했다고 합니다.

그런 이혜정을 ‘여자는 참고 사는 게 행복이다’라는 지론을 가진 어머니는 늘 혼내기 일쑤였는데요.

그때마다 그녀를 안아주며 “네가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엄마가 저러는 거야. 네가 만약 동생들처럼 남자였으면 엄마도 이런 네 모습을 즐거워하셨을 텐데”라고 위로해 준 건 바로 아버지였습니다.

이혜정의 아버지인 이종대 유한킴벌리회장은 장녀였던 그녀를 다른 형제들보다 유달리 아꼈는데요.

하지만 ‘여성스러움, 인내, 성실’만을 강조하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답답함을 느꼈던 이혜정은 23살 이른 나이에 결혼을 결심합니다.

친구의 주치의였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자유롭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꿨던 그녀였지만 현실은 오히려 더한 감옥살이의 시작이었죠.

남편은 물론 시어머니와 시누이까지 모두 의사였던 시댁은 직업이 없는 이혜정을 무시하기 일쑤였습니다.

시어머니는 혼수 리스트를 작성하고 당시 작은 아파트 한 채 값이 나가는 12자짜리 자개농을 혼수로 해오라는 요구를 했는데요.

막상 12자 농이 너무 커 둘 공간이 없어 시부모님 대신 안방을 써야 하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죠.

출산 후에도 어처구니없는 시집살이는 계속됩니다. 시누이가 출산했을 때는 1인실 특실을 내주었던 시어머님은 이혜정이 첫아이를 낳았을 때 산후우울증을 핑계로 8인실에 입원시켰다고 하죠.

이후에도 자신의 자녀 둘과 시누이의 아이까지 3명의 육아를 도맡아 했는데요.

시누이의 아이를 업은 채 설거지를 하고 식탁 밑을 닦으며 느낀 치욕감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없는 아픔이었다고 합니다.

가혹한 시집살이에 남편이라도 내 편이 돼준다면 조금이라도 나은 법이죠. 하지만 남편 고민환은 위로는커녕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주었다고 하는데요.

이혜정에게 “도대체 할 줄 아는 게 뭐냐, 머리는 뒀다가 어디다 쓰는 거냐?”라는 폭언을 일삼았고 그녀의 자존감은 바닥을 칩니다.

정말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나는 고민에 빠졌던 이혜정의 가슴속에 불현듯 어릴 적 꿈꿨던 요리라는 불씨가 피어오르죠.

부모님의 반대로 접어두었던 요리사라는 꿈을 다시 꺼내든 그녀는 남편에게 “요리 선생님이 되겠다”라며 자신의 포부를 밝힙니다.

재료비 11만 원을 가지고 시작한 조촐한 요리교실은 입소문을 타며 대구 MBC의 TV프로그램 출연까지 이어지는데요.

폭발적인 인기에 반해 요리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는 두려움은 그녀를 짓눌렀고 그렇게 유학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되죠.

예상과 달리 남편은 그의 유학을 허락해 주었고 이혜정의 수입 중 3천만 원을 꺼내 그녀의 손에 쥐여주는데요.

43살 적지 않은 나이에 떠난 이탈리아 토리노 ICIF 요리학교는 그녀에게 요리 실력은 물론 자신감까지 심어주었고 ‘빅마마’라는 별명까지 주었습니다.

당시 담당 교수는 정량화하지 않는 한국식 요리 방식을 특별하게 여겼는데요. ‘어머니가 해주는 집 밥처럼 요리한다’라는 의미에서 ‘빅마마’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죠.

귀국한 이혜정은 2004년 자신의 이름을 건 요리프로까지 진행하며 승승장구합니다. 요리 실력은 물론 뛰어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요.

하지만 방송인으로서 최고의 순간을 달리던 그 시절 인간 이혜정은 최악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바로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것이죠.

환자로 온 여성과 불륜을 저지른 남편은 “지금은 그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 당신한테 미안하지만 빨리 접어볼게. 노력해 볼게”라는 뻔뻔한 말을 늘어놓는데요.

충격에 잠도 못 자고 못 먹던 술까지 마시며 시간을 보낸 이혜정은 결국 뇌경색까지 앓게 됩니다. 그럼에도 기다려달라는 남편의 말에 결국 결혼생활을 이어가죠.

이후 가정과 일의 균형을 잡아가기 시작한 이혜정은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는데요.

2010년 ‘빅마마 비프스테이크’로 홈쇼핑 사업을 시작한 그녀는 일 년 만에 현대홈쇼핑 식품 판매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매출만 무려 230억 원을 넘기며 큰 성공을 거둡니다.

2013년엔 ‘키친 스토리’를 출시한데 이어 2016년 ‘밥 친구’를 설립하며 간편식품까지 선보이는데요. 현대홈쇼핑에 이어 NS홈쇼핑과 계약하며 사업가로서 성공 가도를 걷고 있죠.

식품 산업 외에도 애견사료 브랜드 ‘왈와리’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강연과 방송까지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데요.

남편의 인정을 받은 것은 물론 경제권도 5년 전부터 자신이 가져와 부부생활에도 주도권을 가지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려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편의 외도에 대한 아픔이 남아있는데요. 한 방송에서 “남편과 화해는 했지만 여전히 용서는 안된다.”라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이렇게 힘든 결혼 생활을 포기하지 않은 데는 바로 아버지의 말씀이 가슴속에 남아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혼식 날 “우리 참지 말고 견뎌보자. 참는 건 억울하지만 견디는 건 보람”이라며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딸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고 하죠.

아마도 딸을 아끼는 진심 어린 마음이 지금까지 이혜정을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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