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9세의 나이로 카이스트 교수가 되었으며 논문 인용 횟수만 5000개가 넘는다면 가장 먼저 ‘천재이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텐데요.
옥스퍼드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모두 받았으며 어린 나이에 대한민국 일류 대학의 교수까지 올랐다고 하니 남부를 게 없는 인생을 살고 있구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그런데 이 인물이 재벌 3세라면 이제 드라마에나 나오는 남주를 떠올리실 텐데요. 그 모든 것을 갖춘 인물이 바로 정준선 씨이죠.
HDC 그룹 정몽규 회장의 장남인 정준선 씨는 지난해 만 29세의 나이에 카이스트 교수로 임용됐습니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홈페이지에는 신임 조교수가 된 정준선 씨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정몽규 회장 슬하 3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정준선 씨는 초등학교 시절 영국의 이튼스쿨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하였고, 이후 옥스퍼드 대학교에 진학해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습니다.
옥스퍼드대 박사 과정 당시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죠.

박사학위를 취득한 정준선 교수는 한국으로 귀국해 2018년부터 네이버 사내독립기업(CIC) 서치앤클로바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021년 말 카이스트 공과대학 전기 및 전자공학부 조교수로 임명된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의 임용 소식에 일부 네티즌들은 ‘금수저 낙하산’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는데요.
하지만 카이스트에서는 채용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임용 이후에 재벌 3세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하죠.
현재 정준선 교수는 멀티 모달 AI 연구실 소속인데요.

멀티모달 인터페이스는 음성, 제스처, 시선 등의 입력 방식을 융합하여 인간과 컴퓨터 사이에 의사소통을 돕는 기술이죠.
실제 정 교수는 입 모양을 텍스트 자막으로 전환하는 기술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수로 임명됐음에도 HDC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아버지 회사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 중인데요.

HBC 주식 20만 주를 보유하고 있던 정준선 교수는 지난 11월 4만 주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주식 지분율을 0.4%로 늘렸죠.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선 장기적인 경영권 승계 과정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정준선 씨 외에도 차남 정원선 씨와 삼남 정운선 씨 역시 꾸준히 HDC 지분을 매수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행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는데요. 지난 1월 광주 서구에서 건설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한동이 타설 작업 중 상층부 일부가 무너지며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치는 중대한 사고가 발생합니다.
정몽규 회장은 붕괴사고의 책임을 지고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 사퇴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죠.

하지만 일각에선 책임회피성 사퇴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는데요.
또한 정 회장이 붕괴사고로 주가가 대폭락을 했음에도 계속 자사 주식을 매입하자 그 저의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정 회장이 붕괴사고로 인한 주가 폭락을 틈타 지분을 늘려 그룹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죠.

이와 함께 정준선 교수는 보유 주식을 모두 개인회사로 이전하면서 HDC 주주명단에서 본인 이름을 내렸습니다.
사건 이후 정 회장과 정준선 교수는 최대주주 명단에서 오너 일가 이름을 지우며 숨 고르기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개인 투자회사를 세워 보유지분을 늘려 장기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죠.

관계자들 역시 정준선 씨가 향후 HDC 랩스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는데요.
HDC 아이콘트롤스의 지능형 사물인터넷 기술과 HDC 아이서비스의 부동산 운영 관리 노하우를 융합하는 HDC 랩스는 지난해 공식 출범을 선언했었죠.

정준선 교수의 화려한 스펙에 네티즌들은 재벌이라도 이 정도면 ‘까방권’을 줘야 한다는 반응들을 보였는데요.
그룹 최대의 위기 상황에 놓인 지금 정준선 교수가 대한민국 대표 석학으로 남을지 아니면 그룹을 위해 나설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