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에 오미크론, 이제는 스텔스 오미크론까지 코로나19는 계속해서 국민들의 생활을 위협 중인데요.
계속된 거리두기로 폐업을 걸어 붙인 상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오늘이든 내일이든 언제쯤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공통된 말이죠.

그러나 코로나 시국에도 무풍지대는 있습니다. 유명한 맛집의 줄은 여전히 길고 대형 백화점의 매출액은 최대치를 경신하는데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코로나를 뚫고 전국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가장 많이 연 상권이 어디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상권 분석 서비스 ‘지오비전’의 분석 결과 2021년 대한민국 상권 1위는 바로 서울 ‘압구정역 주변’이었죠.

지오비전 조사 이래 처음으로 강남역 인근을 누르고 압구정역 상권이 대한민국 최고 상권으로 우뚝 섰는데요.
압구정역 상권 일 평균 유동 인구는 23만 명으로 전국 31위 수준이지만 하루 평균 매출이 무려 136억 원을 기록하며, 유동 인구당 약 5만 9000원의 매출 기록을 세웠습니다.
압구정역 상권은 명품 매장, 고급 레스토랑, 미용·병원이 밀집돼 있는데, 코로나로 내수 소비가 고급화되는 현상의 수혜 지역으로 떠오른 것이죠.

특히 이곳은 최근 MZ세대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핵심 상권으로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압구정은 과거 1980년대 중반 이후 패션 디자이너 매장이 다수 들어서면서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형성되며 최고 상권으로 자리 잡았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비싼 임대료 등으로 가로수길에 소비층을 빼앗기며 쇠퇴기를 맞았는데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보복 소비가 늘어나면서 명품 매장, 고급 레스토랑, 병원이 많은 압구정 상권이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죠.
이러한 분위기에 압구정역 상권의 월 통합 매출은 2019년 2572억 원에서 지난해 4092억 원으로 2년 새 60%가량 폭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019년 120위권에서 올해 59위로 껑충 뛰어올라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순위가 오른 청담역 부근 상권도 압구정역과 같은 내수 소비 고급화의 수혜 지역으로 분석됐죠.

청담역 상권 유동 인구는 3만 3000명으로 100대 상권 중 가장 적었는데요. 그러나 명품 매장과 고급 스튜디오, 병원이 많아 유동 인구당 매출은 약 3만 3000원으로 높은 편에 속했습니다.
매해 조사마다 대한민국 1위 상권이었던 강남역 남부는 2019년 월 매출 3654억 원, 2020년 3817억 원에서 올해 3586억 원으로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큰 상권이지만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실제 지난해 대한민국 상권 3위를 차지하며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강남역 주변은 영업시간제한으로 저녁 시간 이후에는 거리에서 사람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100대 상권 중 코로나 팬데믹 전후 매출 순위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건대입구역 상권과 명동역 상권이었죠.
명동은 2019년 58위에서 지난해 91위로 순위가 대폭 하락했는데요. 해외 관광객 방문이 많았던 지역이었던 만큼 코로나로 여행이 제한되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명동의 2019년 내국인 일 유동인구는 18만 명이었지만 지난해 13만 8000명으로 2년 새 약 25%나 감소했는데요.
같은 시기 외국인 방문도 일 3000명에서 150명으로 급감하면서 명동의 거리는 어느 때보다 한가해졌죠.

코로나19가 국내 상권마저 변화시켰다는 사실이 충격적인데요.
오미크론의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 일상생활로 복귀가 이루어진다면 또 어떤 상권이 꿈틀거릴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