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천에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질 예정입니다. 작년에 비해 입주 물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나 인천에서만 총 3만 7000가구가 넘게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인천 검단신도시에만 1만 2000가구가 집들이를 앞두고 있어 ‘입주 폭탄’을 예상됩니다.
올해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인 검단신도시는 지난 1월부터 한 달에 한 단지꼴로 입주가 이어졌죠.
검단 일대는 교통이 불편하고 입지 경쟁력이 떨어져 4~5년 전만 해도 주택 수요가 거의 없던 지역이었습니다. 이 지역에 땅을 갖고 있던 건설사들도 분양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관심 밖의 지역이었는데요.

하지만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이 폭등하고 아파트 대란이 일어나자 건설사들이 검단 지역에 일제히 분양 물량을 쏟아냈죠.
검단신도시는 인천 서구 마전동, 당하동, 원당동 일대에 총 7만 5000가구가 들어오는 대규모 신도시로 1~3단계 구역으로 나눠 개발 중인데요.
1단계 구역은 현재 6개 단지 약 8000가구가 입주했으며 올해에 1만 2000가구가 추가로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 검단신도시의 첫 입주는 지난 1월 ‘검단우미리더퍼스트’가 스타트를 끊었는데요. 2월엔 ‘검단신도시디에트르데팰리체’가 입주를 시작해 두 아파트만 해도 총 2570여 가구가 넘습니다.
검단우미린더퍼스트는 다른 검단신도시 아파트들에 비해 교통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작년 입주한 1단계 아파트 주변이라 인프라가 어느 정도 조성된 데다 향후 인천 1호선 연장선 신설역과도 가깝죠.

해당 아파트의 전용 84㎡은 최근 5억 60만 원에 실거래되면서 분양가보다 1억 원가량 올랐는데요. 현재 10억짜리 매물도 나와있지만 평균 호가는 7억 원대로 전세는 3억 7000~3억 8000만 원대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인근에 위치한 ‘검단신도시푸르지오데베뉴’ 전용 84㎡의 경우 작년 12월 8억 5000만 원, ‘호반써밋1차’는 전용 84㎡가 지난해 7억 85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죠.

일부 단지 위주로 호가가 오르긴 했지만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검단신도시 전체적인 집값은 하향·보합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전문가들 역시 전·월세 매물이 쌓이면서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고 매매가격 역시 잠시 위축될 것으로 보았죠.
실제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했던 ‘호반써밋 1차’의 경우 입주 전까지만 해도 4억 워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입주가 본격화되면 보증금이 3억 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전체 1168가구 가운데 부동산 매물 사이트에 올라온 전세 매물만 200여 개에 달할 만큼 전셋집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이 발생했었는데요.
당시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호가가 2억 5000만 원까지 내렸는데도 세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전하기도 했죠.

수도권 전세 시장이 매물 부족으로 급등세를 보이는데 반해 유독 검단신도시가 힘을 못쓰는 데는 열악한 교통 환경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입주는 계속되고 있지만 검단신도시에는 현재 아파트만 덩그러니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1단계 구역 일부를 제외하면 상가가 거의 없어 생활 인프라가 좋지 않죠.
게다가 검단신도시는 서울까지 이어지는 지하철이 전혀 없습니다. 버스마저 자주 다니지 않아 대중 교통망이 매우 열악하죠.

많은 세입자들이 서울 전세금 급등으로 수도권으로 밀려나고 있지만 아직 검단신도시를 선택하기엔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 등 대체지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호재가 없는 것은 아닌데요. 인천 계양을 연결하는 인천 1호선 검단연장선이 2024년 개통 예정이며 이 노선을 이용해 계양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이 가능해져 지금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질 전망이죠.
이에 전문가들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의 교통망이 개선돼 출퇴근 여건이 좋아진다면 서울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는데요.

결국 검단신도시의 집값은 교통 인프라가 얼마나 나아질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검단신도시는 지난해 왕릉뷰 아파트부터 기형옹벽 아파트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요. 신도시 지정 이후 18년 만에 입주가 진행되고 있으나 여러 악재들이 겹치며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죠.
모든 논란을 이겨내고 히트 신도시로 거듭나 수도권 인구 분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검단신도시의 행보를 지켜보아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