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October 7, 2022

“와 다 속았네..” 이상순 서울에 냈다는 암소갈비 분점. 드럽게 맛 없었던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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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비스킷 사이에 마시멜로를 끼우고 초콜릿을 입힌 과자. 국민간식 ‘초코파이’이죠. 아이들의 입맛부터 군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초코파이는 1974년 오리온에서 처음 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초코파이는 오리온 외에도 여러 회사의 제품들이 있는데요. 초코파이의 원조는 오리온이지만 경쟁사들이 모두 초코파이를 상품명으로 한 카피 제품을 내놓았죠.

롯데의 초코파이 상표 등록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오리온은 20년이 흘러 뒤늦게 롯데의 상품 등록을 무효화해 달라고 소송을 걸었지만 결국 패소하고 맙니다.

‘초코파이’가 누구나 쓸 수 있는 보통명사라고 판단한 것이죠.

어떤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 그 이름이 전체 상품을 대표하는 ‘보통명사’처럼 쓰이기도 합니다.

어떤 것은 상표로 인정받는 반면 ‘초코파이’는 보통명사로 인식돼 처음 만든 회사뿐 아니라 누구나 쓸 수 있는 말로 돼버린 것이죠.

그렇다면 ‘해운대’와 암소갈비’라는 두 단어가 합쳐진 상호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각각을 두고 봤을 땐 누가 가져다 쓰던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은데요. 이 두 단어 때문에 지루한 소송을 거쳤다는 가게가 있죠.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은 1964년 문을 열어 한자리에서만 50년 넘게 지역주민들의 입맛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각종 TV프로그램과 신문, 블로그 등에 꾸준히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났는데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수 이효리의 남편 이상순의 친인척이 운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된 바 있죠.

해당 가게는 연간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백년가게’로 인증받기도 했습니다.

최고급 육질의 한우 생갈비와 양념갈비는 해당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로 엄청난 사랑을 받는데요. 또한 창업주가 개발한 감자 사리는 해운대암소갈비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2019년 3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해운대암소갈비’가 문을 열었죠. 부산에서 동명의 가게를 이용했던 손님들은 당연히 부산 식당의 분점으로 생각합니다.

상호는 물론 갈비, 감자 사리 등 메뉴 구성마저 같았는데요. 하지만 두 식당의 맛은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에 서울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분점을 오픈 후 음식 맛이 변했다며 블로그 등에 혹평을 남기죠.

이 사실은 곧 부산점 대표님의 귀에까지 흘러들어 가는데요. 수소문 끝에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식당을 찾았고 자신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버젓이 간판을 달고 장사를 하는 모습에 황당함을 금치 못하죠.

사실 부산 측은 서울 분점을 준비 중인 상태였고 짝퉁 가게로 인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부산 측은 결국 “서울 식당이 우리 식당의 한남동 지점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데 이는 부정경쟁행위다”라며 소송을 재기하죠.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았고 이름난 식당인 만큼 승소를 예상했지만 충격적이게도 재판부는 부산 측의 소송을 기각합니다. 재판부는 ‘해운대’는 단순한 지리적인 명칭이고 ‘암소갈비’는 상품의 성질일 뿐이라고 판단하는데요.

가운데가 솟아오르고 가장자리가 파여있는 불판 모양의 경우 상당 부분 유사하지만, 불판의 생김새를 가지고 소비자들이 부산점을 떠올리게 할만하지는 않다는 것이죠.

즉, 상품의 외장 및 제품의 독특한 이미지를 아우르는 외관적인 형태 ‘트레이드 드레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판단합니다.

부산점은 1심의 패소 이후 절치부심하죠. 1심에서 객관적인 자료의 증거 제출이 없다는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 생각한 부산 측은 자료 수집에 나섭니다.

식당 측은 타지역 손님들의 방문 횟수, 지방 유명 맛집이 서울에 분점을 냈을 때 방문 의향, 온라인 정보로 식당을 찾는 경우 등의 객관적 증거를 모으기 위해 리서치 기관까지 동원해 증거수집에 나서죠.

부산 측의 이러한 노력은 통했고 항소심에선 1심을 뒤집는 판결이 나오는데요.

해운대암소갈비의 영업 표시는 그 자체적으로 55년 이상 동안 쌓아온 명성이나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담긴 ‘재산적 가치’로 인정해 법률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또 서울에 있는 식당을 부산 식당으로 오인해 방문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하죠.

1심에서 ‘트레이드 드레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불판도 항소심에선 부산 측의 손을 들어주는데요.

두 식당의 간판과 불판, 찬 등이 매우 유사하다고 인정했으며 최종적으로 서울 식당의 간판 등을 모두 내리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해운대암소갈비집은 더 이상의 모방업체 출현을 막고자 상호를 상표로 등록하였죠.

50년 전통의 가게 이름을 되찾는데 이런 수고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어이없기도 한데요.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양심보다 돈이 앞서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 씁쓸함마저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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