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라는 말처럼 자식은 부모의 모습을 본받고 그들처럼 살길 원합니다.
하지만 자녀가 ‘나는 부모처럼 되지 말아야지’ ‘내 자식에게 그렇게 하지 않아야지’를 다짐했다면 부모로서 도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일 텐데요.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이룬 가정을 사랑 안에서 키우고 싶다는 스타의 다짐이 국민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5월 1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개그맨 김시덕의 웃음 뒤에 가려졌던 가슴 아픈 사연이 소개되었는데요.
‘사생아’로 태어나 아홉 살 때부터 쪽방에서 혼자 살 수밖에 없었다는 그의 고백에 시청자들은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김시덕은 이날 방송에서 “제가 사생아다. 사생아로 태어나서 아버지는 본인의 가정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저를 키우다가 본인의 행복을 찾아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셨다”라고 고백했죠.

그는 “9살 때부터 저는 혼자 자라게 됐다”라며 “이게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사실이다”라며 담담히 털어놓는데요.
그러면서 “어렸을 때는 부끄러워서 어디 가서 얘기도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저도 한 집안의 가장이고 나이도 어느덧 40대라 말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서 떳떳하게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김시덕은 부모가 마련해 준 작은 쪽방에서 홀로 자랐는데요. 생활비 지원마저 끊기면서 끼니를 거르는 일이 허다했다고 하죠.
김시덕은 “배가 고팠고 추웠다. 원초적인 가난이었다”라며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하는데요.

하지만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고 김시덕은 우유와 신문 배달을 했음에도 쪽방 월세는커녕 연탄 한 장 마음껏 뗄 수 없었죠.
춥고 배고품에 밥을 주고 따뜻한 방에 잘 수 있는 보육원이 부러웠다는 그의 말에 김시덕이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내가 태어나서 아버지 쪽도 곤란했고 어머니 쪽도 곤란하단 것을 알아서 어릴 땐 어머니, 아버지한테 미안하고 죄송했다”라며 말했는데요.
이어 “부모가 되어보니 제 부모님이 아이를 잘못 키웠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절대 제 부모님처럼 아이를 키워선 안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라고 털어놓았죠.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개그맨이 됐지만 방송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도 공개되었는데요.
2000년 MBC ‘대학개그동아리 선발대회’로 처음 얼굴을 알린 김시덕은 이듬해 KBS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화려하게 데뷔합니다.
‘개그콘서트’에서 박준형의 생활사투리, ‘마빡이’ 등 다양한 코너로 사랑받은 그는 당시 수많은 유행어와 재치 있는 캐릭터로 2000년대 개그계를 사로잡았죠.
특히 개그콘서트의 ‘마빡이’ 코너에서 화제를 모았던 김시덕은 당시 회당 출연료가 8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전성기를 누리게 됩니다.

김시덕은 “회당 출연료 800만 원을 받고 다녔다. 하루 행사를 많이 하면 7~8개였다. ‘마빡이’ 콧물, 대머리 가발을 쓰고 비행기를 탔다”라며 전성기를 회상하기도 했죠.
그렇게 전성기를 누리던 김시덕은 2011년 갑자기 방송에서 사라지는데요.
척추 마디마디가 굳어지는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소 난치병이 그에게 찾아오게 된 것이죠.
그는 “진통제 중에서도 마약성 진통제를 먹어야 통증이 가라앉았다”라며 “마약성 진통제를 먹으면 통증은 가라앉는데 머리가 해롱해롱하니까 정신이 이상해진다”라고 극심했던 통증을 설명했습니다.

김시덕은 “목, 어깨, 허리, 관절 이런 곳을 송곳으로 찌르는 느낌이 생생했다”라며 남모를 아픔을 토로했는데요.
고통스러운 통증으로 방송에 집중할 수 없었던 김시덕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개그콘서트를 하차해야만 했죠.
다행히 현재 건강이 좋아지고 있으며 병이 악화되지 않기 위해 꾸준히 운동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유명세를 얻었지만 난치병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램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며 김시덕을 위로하는 마음들이 이어졌는데요.
김시덕은 방송 이후 자신의 SNS에 “핫할 때처럼 많은 분들의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 오늘따라 어르신들이 많이들 안아주시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자식을 낳는다고 다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죠. 사랑과 관심, 희생을 쏟아부어 아이라는 꽃을 피우는 것일 텐데요.
김시덕의 용기 있는 고백에 오늘 다시 한번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