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선 잘 보이는데..”근처오면 네비없인 절대 못 찾는다는 ‘영종도 도깨비’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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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 언덕에 뜨거운 열풍으로 온몸의 수분이 바짝 말라갈 때 여행자를 유혹하는 사막의 손길이 바로 ‘신기루’이죠.

간절히 원하는 오아시스를 쫓아가보지만 그곳엔 열기를 뿜어내는 모래뿐인데요.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던 오아시스가 결국 환상이었다는 것에 사막 여행자들을 더욱 좌절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인천 영종도에서 신기루 같은 건물이 있어 네티즌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코앞에 있던 건물이 가까이 다가가면 사라지는 마술에 사막도 없는 인천에 ‘신기루’가 나타났다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지난달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는 인천 영종도 한 해안 대로에 있는 이른바 도깨비 건물이 방송되었죠.

소개된 도깨비 건물은 멀리서 볼 때는 크게 보이다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점점 작아지는 이상한 경험을 선사하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도로 끝에 도착했을 땐 아예 건물이 사라지는 놀라운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원근법을 완전히 무시하는 상황에 시청자들은 입을 다물 수 없었죠.

이 비밀스러운 건물의 숨겨진 이야기는 사실 우리 눈이 겪는 착각, 즉 ‘착시현상’과 관련된 것입니다.

실제 건물이 위치한 곳은 도로가 끝나는 지점이 아닌 바다 건너편 월미도인데요. 길 끝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건물이 사실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8km나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바다 건너에 있던 건물이 가까이 갈수록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이 일어난 이유가 궁금하네요.

그것은 바로 길 끝에 있는 나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건물보다 앞에 자리 잡은 나무가 약 7m 높이에 달해 가까이 갈수록 건물이 가려지고 급기야 사라지는 거처럼 보인 것이죠.

하지만 나무에 가려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하더라도 멀리 선 크게 보이던 건물이 가까이 갈수록 작아지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폰조착시’라고 설명하였습니다. 폰조 착시란 사다리꼴 모양 배경에서는 기울어진 두 변 사이에 같은 길이의 수평 선분 두 개를 위아래로 배치하면 위의 선분이 더 길어 보이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길 끝에서는 도로가 사다리꼴 형태로 보여 건물이 커 보이다가 건물로 다가갈수록 배경인 도로가 사다리꼴 모양으로 보이지 않게 되면서 크기가 작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었죠.

실제 카메라 촬영 화면으로 확인해 본 결과 건물은 계속 같은 크기로 촬영되고 있었습니다.

한 물리학과 교수는 “멀리 뻗은 도로를 보고 있을 때 도로가 좁아지는 거처럼 보여 시선이 건물로 모인다. 우리 눈이 크기를 가늠하지 못해 커 보이는 것”이라고 도깨비 건물의 숨겨진 사실을 전해주었죠.

이처럼 착시와 관련된 현상은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부산 초량동에 있는 한 상가 건물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건물의 한쪽 면에 얇은 패널 하나가 홀로 서있는 것인데요.

종잇장처럼 얇은 테두리가 달려있는 것 같은 이 건물을 사람은 ‘납작 건물’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하지만 납작해 보이는 이 건물은 사실 반원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보는 각도에 따라 건물 한쪽 면이 납작한 패널이 서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죠.

대지가 삼각형인 경우 대부분 기둥을 넣어 삼각형 모양으로 건물을 짓지만 해당 건물은 특이하게도 반원 모양의 구조를 설계를 하였기에 많은 이들의 눈을 깜쪽같이 속일 수 있었습니다.

착시를 일으키는 건물은 서울 영등포구에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바로 ‘안상규 벌꿀 건물’이죠. 벌집 모양의 외형에 화려한 색상까지 지나가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해당 건물은 커다란 콘크리트 벽체 하나가 떡하니 서있는 느낌을 자아내는데요.

2014년 영등포구 아름다운 건축물 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한 해당 건물은 마치 치즈케이크를 연상시키는 듯한 외형을 갖추었습니다.

삼각형 모양의 건물은 모서리 부분에서 바라보면 얇은 패널 같은 느낌을 자아내죠. 우리 눈을 속이는 착시현상은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독특한 예방법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택배기사 A 씨는 최근 경북에 위치한 모 대학교 캠퍼스를 지나가다가 깜짝 놀랐는데요. 이전에는 못 보던 기둥이 도로 위에 여러 개 놓여 있었기 때문이죠.

차량 속도를 늦추며 천천히 다가가 보니 실제 기둥이 아니라 도로 바닥에 그려진 횡단보도 표시였음을 알게 되는데요.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했던 이곳에 입체감을 살린 3D 횡단보도를 그려 사고 예방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일명 ‘공중부양 횡단보도’로도 불리는 3D 횡단보도는 캐나다 프랑스 등 여러 교통 선진국에서 이미 도입했던 아이디어인데요.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횡단보도가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착시 효과에 운전자가 서행하거나 멈추게 하는 효과를 만들어내죠.

착시 현상을 생각보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는데요. 도깨비 건물부터 3D 횡단보도까지 사실만을 바라볼 것 같은 우리 눈이 상당히 많은 착각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