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이라더니.. 지분에 부동산까지 넘어가고 조만간 망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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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 시절 물가 안정을 이유로 억누른 전기요금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는데요. 한국전력공사는 역대급 적자를 떠안게 되었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중입니다.

벼랑 끝에 선 한정은 보유 부동산 자산, 자회사 지분 등 팔 수 있는 건 모두 팔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비췄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선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와 전력산업 시장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선 ‘밑빠진 독’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1분기에만 8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악의 적자 기록을 낸 한국전력공사는 연료비 절감에 나섰죠.

보유 부동산을 팔고 현재 진행 중인 해외사업도 최대한 줄이기로 결정하는데요. 사실상 내놓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긴축경영 방침이죠.

한전은 지난 18일 전력그룹사 사장단과 함께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운회’를 열고 대책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논의 끝에 한전은 “약 6조 원 이상의 재무 개선을 목표로 발전연료 공동 구매 확대, 해외 발전소 및 국내 자산 매각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는데요.

한전은 우선 발전사의 유연탄 공동 구매 확대와 더불어 발전 연료 도입선 다양화를 포함한 다각적인 전력 생산원가 절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전기술 지분의 일부인 14.7%를 매각해 자회사 지분 가운데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만 남기도 팔기로 결정하는데요. 이를 통해 약 8000억 원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또한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하에 약 7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할 방침인데요.

의정부 변전소 부지 등 한전이 보유한 3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15개소와 그룹사가 소유한 1000억 원 상당의 부동산 10개소를 즉시 매각하고, 기타 부동산도 추가 매각에 나설 계획이죠.

더불어 현재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 발전소 매각 등 해외사업 재편을 통해서도 1조 9000억 원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정부 또한 한전의 적자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전력도매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할 경우 한시적으로 가격 상한을 두는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를 신설하였죠.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한국전력공사는 한전에 전력을 판매하는 발전사들과 함께 연료비 급등 부담을 분담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1조 원 안팎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였죠.

다만 이번 제도 시행을 통해 상대적으로 전력을 파는 곳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와 민간발전사의 이익은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민간 발전사들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죠.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지만 올해 예상되는 한전의 적자가 최소 20조 원에서 최대 30조 원에 달하는 만큼 이러한 해결책은 미봉책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 투입 등의 ‘마지막 카드’를 꺼낼지도 모른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정부는 지난 2008년 한전이 2조 8000억 원 규모의 사상 첫 영업손실을 내자 6680억 원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바 있죠.

이는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법 시행령 3조에 명시된 ‘전기·가스 요금 등 에너지 가격의 안정을 위한 지원 사업’을 근거로 한 것입니다.

일각에선 한전의 누적 차입금 규모가 지난달 말 기준 51조 5000만 원에 달하는 만큼 국고보조금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만기가 없는 영구채 발행 방안, 연료비 연동제 확대 등 지원책도 거론되고 있죠. 다만, 정부는 이 같은 지원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전임 정부도 현 정부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지 못하는 것은 마땅한 ‘묘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죠.

물가는 잡아야 하고, 적자는 줄여야 한다는 상반된 두 방안을 모두 이루겠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인데요. 결국 해외처럼 큰 폭은 아니더라도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죠.

전문가들 역시 “한전 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기요금을 못 올렸다는 데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요금은 묶어놓고 자산 매각,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 등 핵심을 겉도는 방법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비상 상황에서 뼈를 깎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은데요. 지난해 한전 산하 발전 공기업 기관장들은 2020년도 경영평가에 대한 성과급으로 1억 원 안팎의 고액을 수령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한전 및 발전 자회사 직원이 받은 성과급은 2000만 원 안팎이었는데요.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산하 공기업들의 ‘성과급 파티’에 대한 시선이 곱기 어렵죠.

물론 뜻하지 않은 전쟁으로 에너지 원가가 상승하고 요금 억제로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코앞에 수십조 원의 적자가 닥치자 간의 기별도 가지 않는 자구책을 내놓는 행태에 국민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는 것인데요.

과연 한전과 정부가 국민의 불신을 딛고 어떻게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