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 때문에 국민들이 시름에 잠겼는데요. 1년 새 2배가량 늘어난 대출 이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근 8년 만에 4%를 돌파하였는데요.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0%로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죠.
지난해 고심 끝에 주택담보대출 등 ‘영끌’로 4억여 원을 대출받아 집을 산 40대 A 씨는 금리 인상 소식에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최근 기준금리가 연이어 오르면서 대출 초기 연 2% 후반에 불과했던 대출금리가 1년 반도 안 돼 연 5%까지 육박했기 때문인데요.
95만 원이던 월 이자는 150만 원까지 불어났고 매달 이자 상환일만 다가오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A 씨는 “그야말로 은행에 월세를 내면서 사는 꼴”이라며 한탄했죠.
A 씨뿐만이 아닌데요. 공공기관에 다니는 B 씨 또한 요즘 금리 인상 소식에 답답함을 호소하였습니다.
지난해 앞으로 대출받기 힘들어진다는 이야기에 금리 2% 수준에 2억 원을 대출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섰는데요.

한 달 이자만 33만 원, 1년 400만 원 정도였지만 맞벌이 부부였기에 이자와 함께 원금까지 갚아나갈만 했죠.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대출이자가 4% 이상으로 뛰자 상황이 달라졌는데요. 한 달 이자만 70만 원, 1년에 840만 원 가까이 늘어나자 원금 상환은 엄두도 못 내게 됐습니다.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은행권 상담 창구와 온라인 커뮤니티엔 불어난 이자로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당분간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전월에 이어 0.25% 추가 인상하였습니다. 한국은행이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8월 이후 처음인데요.
기준금리 인상이 9개월간 5차례나 이어지면서 대출자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폭 0.25%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 3000억 원이 늘어나는데요. 대출자 1인당 약 16만 원가량 오르는 셈이죠.
지난해 8월 이후 5차례 기준금리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9개월 동안 불어난 가계 이자분은 무려 16조 원이 넘습니다. 차주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이 약 80만 원 수준까지 치솟았죠.

하지만 실제 대출자들이 짊어져야 할 이자 부담액은 이보다 크다는 게 더 큰 문제인데요.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등 준거금리에 은행 마진이 반영된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이 연 3.55~5.25%, 고정형이 연 4.11~6.39% 수준까지 올랐는데요. 연 6%, 7% 진입을 코앞에 두었죠.
지난해 8월만 하더라도 주담대 변동형은 연 2.625~4.19%, 고정형은 연 2.92%~4.42%에 불과했습니다. 상승한 금리로 계산해 보면 A 씨가 내야 하는 이자는 참담한 수준인데요.

지난해 4억 원을 연 2.9% 금리로 빌린 A 씨의 초기 월 이자 부담은 95만 원이었습니다. 원금과 합친 원리금은 166만 원 수준이었는데요.
그러나 대출금리가 이달 연 4.6%까지 오르면서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150만 원으로 늘어났고 총 원리금 부담은 205만 원까지 치솟았죠.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이 125만 4000원임을 감안하면 그의 말처럼 웬만한 ‘월세’ 수준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셈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행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였는데요.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스텝(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에서 0.50%로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연내 최대 세 차례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내다보았습니다.
이에 은행권에선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연내 연 7%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았는데요. 일각에선 8%까지 근접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도 제기되었죠.
연이어 오르는 금리에 다중 채무자와 영끌 대출자들의 고통이 날로 심화되는데요.
가파른 마진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확대되면서 1분기 사상 최대치 실적을 기록하는 은행을 보면서 국민들의 한숨을 더욱 길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