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죽음 이후로 ‘혁신은 끝났다’는 비난을 받아오는 아이폰의 행보 덕분에 반사이익으로 떠오르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비중이 커지면서 그 중에서도 삼성 갤럭시가 세계적으로 대세를 차지한 것이죠. 하지만 이런 대세에도 불구하고 완전 잘못된 수를 두어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요.
GOS 기능과 관련한 광고법 위반과 소비자 기만이 그 이유였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실제 성능을 솔직하게 밝히지 않고 조작을 한 것이었는데요.

벤치마크 점수가 실제 성능보다 더 높게 나오도록 만들어 혼선을 빚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입니다.
심지어 긱벤치에서 ‘갤럭시 시리즈를 영구 퇴출하고 앞으로도 리스트에 갤럭시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를 하기도 했죠. 이 사태로 인해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가 엄청난 타격을 입을 정도였는데요.
세계 최대의 신뢰도를 자랑하는 스마트폰 성능 체크 기업에서 영구 퇴출되었다는 사실이 그야말로 국제적 망신이었기 때문입니다.
GOS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의 준말인데요.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자동으로 CPU의 성능을 제한해 과열 사태를 방지하는 기능을 합니다.

우리가 게임을 할 때 저사양 모드를 켜는 것과 비슷한데요. 문제는 이런 저사양 모드를 소비자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동으로 시행하고 그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성능이 엄청 좋아졌다고 광고하지만, 사실상 GOS 때문에 실제로 느끼는 성능은 터무니 없이 낮게 나오는 셈이죠.
소비자들은 ‘비싸게 주고 스마트폰을 사는데 맘대로 성능을 낮추는게 말이 되냐’고 분노했습니다. 삼성전자에서는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을 했는데요.
그렇다면 기업에서 성능이 고스란히 발휘될 수 있도록 과열 문제를 잡아야지 소비자가 왜 부담을 해야하는지 따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반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도 GOS 기능 탑재가 의무화 되었다는 사실에 이 분노가 이어지고 있죠.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이제까지 갤럭시를 사용할 때 유료 어플을 활용해 GOS를 끄는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삼성에서는 소비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GOS 기능을 사용자가 알아서 조절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타격을 입은 브랜드 이미지에 사상 최악의 주가상태까지 더해져 분노가 쉽게 사그러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 편, GOS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재용의 행보와 확연하게 비교되는 과거 이건희의 행동이 다시금 주목을 받았는데요. 당시에도 사회적으로 어마어마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휴대폰 화형식’이 바로 그것입니다.
지난 1995년 이건희 회장은 당시 500억이 넘는 가치를 가지고 있던 15만대의 불량 휴대폰을 수거했는데요. 이 수거한 휴대폰을 2천명이 넘는 임직원 앞에서 해머로 조각낸 다음 불을 붙여버렸습니다.
그야말로 ‘화끈한 대응’이었던 셈이죠. 하지만 이건희가 이런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보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삼성 휴대폰 브랜드는 갤럭시가 아닌 애니콜이었는데요. 점유율을 높이려는 욕심에 질보다 양을 늘리는 데만 초점을 두어 불량률이 무려 12%에 육박할 정도였습니다.

제대로 만들지도 못하면서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이건희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조리 바꾸라’는 말까지 하면서 질을 높이는 기업 경영을 강조했는데요.
이런 말까지 했는데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자 ‘휴대폰 화형식’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셈입니다.
이건희는 당시 ‘신경영 이후에도 이런 나쁜 물건을 만들고 엉터리 물건을 파는 정신은 무엇인가’라는 말로 질타를 시작했는데요.
‘적자 내고 고객으로부터 인심 잃고 악평을 받으면서 이런 사업을 하는가’라고 직원들을 꾸짖어 기업윤리를 강조했습니다.

‘삼성에서 수준 미달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죄악이다. 회사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말하면서 삼성의 변화가 시작되었죠.
이 사건이 언론에 드러나면서 결국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제품의 품질도 뛰어나게 변모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들인 이재용이 이런 행보를 보이고 있으니 또다시 삼성이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모습을 본 셈인데요.
돈을 벌더라도 제대로 벌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이건희 회장의 신조가 다시 발휘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