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기구인가?” 대체 왜 만들었을까 생각 밖에 안드는 판교에 있다는 육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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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엔 네티즌 사이에서 몇 년 동안 수많은 의문점을 남긴 육교가 있습니다.

인도 위에 설치된 육교인데요. 육교가 있는 게 특별한 것인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인도와 평행하게 놓인 육교를 보게 된다면 두 눈을 의심하게 될 수밖에 없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사진이 네티즌들의 눈을 사로잡았는데요.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육교’라는 제목의 사진은 황당하기 그지없었죠.

일반적으로 육교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이쪽 인도와 저쪽 인도를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도로를 횡단하기 위해 설치하는데요.

해당 사진의 육교는 인도와 평행하게 놓여 있어 도로 횡단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으며, 그야말로 육교를 그냥 올랐다 내려오는 것이 기능의 전부였습니다.

이 황당한 육교는 ‘대한민국 IT의 메카’ 판교 업무지구 한가운데에 위치했는데요.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역로에 있는 이 육교는 이미 판교 직장인 사이에 ‘판교의 랜드마크’로 통하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미 유명한 해당 육교는 ‘갑분육교(갑자기 분위기 육교)’로 불리는데요.

지역 주민들조차 “분당구에서 만든 건강증진 프로젝트다” “방향을 잘못 잡아서 이렇게 된 거다” “물난리 났을 때 피하는 대피소다”라는 웃지 못할 추측들이 나왔습니다.

도대체 1도 기능을 하지 못하는 육교를 설치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분당구청의 답은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육교인 듯 육교아닌 육교같은’ 이 다리는 바로 조형물 겸 전망대라는 것이죠.

‘갑분육교’는 사실 2009년 판교 택지지구를 개발할 때 만든 조형물로, 산과 하천 위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조형물에서 가장 높은 가운데 부분에 올라서면 판교 일대를 바라볼 수 있어 전망대 역할도 한다고 분당구청은 설명하였는데요.

실제 해당 전망대에 올라가 본 사람들은 판교 일대를 가로지르는 운중천 물길과 일대 건물들의 한눈에 볼 수 있다며 후기를 전하기도 했죠.

황당한 육교의 미스터리는 풀렸지만 세금을 들여 굳이 이런 조형물을 설치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해당 조형물을 본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재미있는 발상이나 보행자 유효 보폭을 줄일 뿐 아니라 전망을 위한 공간인데 높이가 낮고 공간이 좁아 효율성이 떨어져 보이는 조형물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건축학과 교수 또한 “도시를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도시 조형물로서 조화롭지 못한 느낌이 있다”라고 전했죠.

육교에 대한 생각은 네티즌들도 비슷한데요. “지나가다 봤는데 너무 뜬금없다는 느낌을 준다” “육교든 전망대든 무쓸모긴 마찬가지 아니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판교의 미스터리가 풀리긴 했지만 뒷맛은 씁쓸한데요. 내가 낸 세금으로 전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도 그렇다고 멋져 보이지도 않는 ‘무쓸모’의 조형물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실제 전국엔 세금 낭비 상징물로 꼽히는 공공조형물에 대한 건립과 관리가 제멋대로 이뤄지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데요.

환영받지 못한 조형물 사례는 전국에 한둘이 아니죠. 2015년 세종시 행정안전부 청사 앞에 ‘흥겨운 우리 가락’이라는 조형물이 세워졌습니다. 청사관리본부가 총 11억여 원을 들여세운 6개 조형물 중 하나였는데요.

기괴한 표정에 옷차림마저 저승사자 같은 모습에 시민들은 ‘소름 돋는다’ ‘무섭다’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민원이 속출하였고 결국 ‘흉물 논란’ 끝에 철거되는 굴욕을 맞게 되죠.

인천 소래포구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며 2020년 개장한 ‘새우타워’도 논란을 피하지 못했는데요.

1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야심 차게 선보였지만 명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흉물 같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새우깡’을 연상시키는 모습과 초라한 행태에 주민 대다수는 “여기에 10억 원을 들인 거냐” “동네 수준의 상징물로 전락할 것 같다”라는 혹평을 쏟아냈죠.

그렇다면 공공조형물이 왜 매번 ‘세금루팡’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비루한 행색을 띠었는지 궁금한데요.

일반적으로 공공 조형물은 해당 지자체가 제작할 사람이나 업체를 공개적으로 모집해 선정합니다. 입찰 자격과 선정기준이 까다로운데요.

전문건설이나 디자인에 대한 증명서와 면허가 있어야 하고 업체의 신용평가도 높아야 하죠. 세금을 투입하는 만큼 꼼꼼히 따져야 하지만 이 때문에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생겨나는데요.

입찰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 보니 시공 경험을 적은 신생 업체나 개인 작가는 실력이 있어도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공공조형물 시장에 독과점이 형성되었고 실제 3개 정도의 업체가 돌아가며 계약을 따내고 있는 상황이죠.

일부 업체가 공공조형물 제작을 주도하다 보니 설계한 작가가 배제되기도 하는데요. 설계 작가가 제작에 참여하지 못하며 의도와는 다른 작품이 만들어지기도 하죠.

이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모 자격을 완화하는 등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황당한 육교에 춤추는 저승사자까지 국민의 혈세가 새어 나가고 있는데요. 공공조형물이 더 이상 세금 먹는 흉물이 되지 않도록 꾸준한 관심과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