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가 계속되니 권린 줄 아네” 재택근무 안된다고 했더니.. 회사 그만두겠다고 협박하네요.

0
92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죠. 구글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이끌었던 이안 굿펠로우가 이직을 선언한 것인데요.

굿펠로우는 구글에선 근무하던 2019년 애플로 이직하면서 ‘애플카’ 등 미래 주요 사업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 그가 애플이 ‘주3회 사무실 근무’ 방침을 내놓자 전면 재택근무를 보장하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으로 돌아간 것인데요. 굿펠로우의 이직에 화들짝 놀란 애플은 이후 사무실 복귀 추진을 중단하죠.

엔데믹 체제 전환 이후 재택근무 지속과 확대 등을 둘러싸고 산업계에서는 연일 논쟁이 뜨겁습니다.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줄이고 출근제도를 부활하면서 직장인들의 불만이 날로 높아지는데요.

일부 직장인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 원거리 출퇴근 부담 등을 이유로 과감히 이직을 결정하는 사례도 늘고 있죠.

A 씨는 한 대기업에서 일하다 지난 5월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재택근무가 종료되면서 ‘육아’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재택근무를 했던 지난 2년간 육아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지난 3월 재택근무가 종료되면서 원거리 출근과 육아 부담이 크게 다가온 것이죠.

결국 A 씨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결심하였는데요. 그는 “출근 여부와 상관없이 업무 강도나 효율성은 재택근무와 비슷하다”면서 출근 근무에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시도한 가운데 많은 직장인들이 재택근무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해 7~8월 재택근무를 경험해 본 근로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재택근무가 필요하다’ ‘재택근무를 잘 활용하고 있다’라는 응답이 각각 80%라는 높은 비율을 보였죠.

이들은 ‘워라밸’을 앞세워 재택근무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했는데요. 재택근무를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해졌고 육체적 피로감이 감소했다고 답하였죠.

반면 많은 경영진들은 재택근무를 ‘독’으로 보는데요. 대면 소통의 부재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죠.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도 지난 2020년 공개적으로 재택근무 반대론을 펼친 바 있는데요.

그는 “재택근무엔 그 어떤 장점도 없다”라며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려면 구성원끼리 둘러앉아 토론해야 하는데 재택근무를 하면 서로 모이기 어렵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역시 지난 1월 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체제가 되면서 게임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토로하였죠.

실제 게임사들은 연이은 재택근무로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예년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였는데요.

‘트릭스터M’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2’ 출시 일정을 미룬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4% 떨어졌고, 같은 기간 넥슨도 매출이 6%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시대 흐름을 방영해 거리두기 해제에도 재택근무 기조를 이어가는 기업도 있는데요.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체제를 구축하며 실험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민)로 불리는 주요 IT 기업들이 앞장섰는데요.

다음 달부터 네이버는 ‘커넥티드 위크’를, 카카오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각각 시행합니다.

네이버는 6개월에 한 번씩 ‘주3회 출근’과 ‘전면 재택근무’를 두고 직원이 자유롭게 선택해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카카오는 근무 장소를 자유롭게 하되 주 1회 오프라인 만남과 음성채널 활용을 권장하였죠.

이러한 업계의 분위기에 대해 판교에서 IT 업체를 운영한다는 B 씨는 “재택근무를 안 시켜주면 IT 업계가 아니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물론 재택근무엔 한계가 존재하죠. 우선 재택근무를 둘러싼 직원 간 인식 차이가 큰데요. 과거 전통적인 출근 방식에 익숙한 관리자급 직원들은 여전히 ‘재택근무=노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재택근무 중에도 수시로 업무 진척 상황을 보고하라고 요구하는 상급자들이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직장인들이 많죠.

또 새로운 근무제를 도입한 카카오의 음성채널 활용 권장이 근태 관리를 위한 감시체계에 불과하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보안 문제도 재택근무에 발목을 잡죠.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파운드리 사업부 소속 직원이 재택근무 중 대량의 전자 기밀문서에 접근한 흔적을 발견하고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해당 직원은 PC 화면에 보안자료를 띄어놓고 스마트폰으로 수백 건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중단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노동 환경이 급변하면서 근무형태를 두고 갈등이 심화되는데요. 시대의 흐름 상 막을 수 없다면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재택근무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