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고 농사지으러 갔다고..” 9호선도 개무시하고 그냥 지나갔다는 마곡나루역 최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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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라는 사자성어가 있죠. ‘뽕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 즉, 세상 일이 몰라보게 확 달라졌다는 말을 뜻하는데요.

아마도 이곳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은데요. 서울의 ‘마지막 미개척지’ ‘마지막 곡창지대’라고 불리던 마곡지구입니다.

2000년대 중반 고층 아파트와 빌딩으로 가득했던 서울에서도 믿기 어렵겠지만 ‘곡창지대’를 볼 수 있었죠.

가을이 깊이지면 노랑빛으로 물든 황금벌판을 볼 수 있었고 이곳에서 재배되던 ‘벼’들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는데요.

서울의 변방이라고 불리던 강서구에서도 특히나 시골의 이미지가 강했던 마곡지구는 서울의 확장과 성장에 천지개벽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 마곡지구의 격세지감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사진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되었는데요.

지하철역이 두 눈을 의심케하는 곳에 위치해 있어 웃음까지 자아냈죠. 해당 사진은 2009년 9호선 마곡나루역 1번 출구의 모습이었습니다.

허허벌판 위에 덩그러니 있는 지하철역의 모습에 합성을 의심케 하였는데요.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하철역 입구 왼쪽에는 벼 이삭을 품은 논이, 오른쪽에는 컨테이너 가건물이 들어선 자갈밭이 펼쳐져 있죠.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든데요. 마곡나루역 1번 출구는 썰렁하다 못해 음산한 분위기마저 자아냈습니다.

실제 서울지하철 5호선 마곡역은 1996년 공사를 끝냈지만 이용하는 주민이 없어 2008년 6월에야 역을 개장하는데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수준의 논밭이었죠.

2009년 판 마곡나루 1번 출구도 엄연히 완공된 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개통 상태로 지하철 9호선이 무정차 통과했다가 2014년 5월 뒤늦게 영업을 시작하는데요.

완공됐을 당시 마곡나루역의 출구가 1개였을 뿐 아니라 주변은 허허벌판에 도로조차 깔리지 않아 역사가 완공됐어도 무정차 통과를 시켜 운행한 것이죠.

그런 마곡역 일대가 하루아침에 탈바꿈합니다. 현재 마곡나루역 1번 출구는 여느 서울 도심과 다를 바 없는데요.

10년 전만 해도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거리가 지금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몰려드는 인파로 발 디딜 틈 없는 명소가 됐습니다.

사실 마곡지역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 불릴 정도로 시골이지만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큰 곳이었죠.

2005년 서울시는 마곡을 정보기술, 생명공학, 나노공학 등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마곡 ‘R&D 시티’로 조성하는 계획을 야심 차게 추진합니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개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되었고 2009년 9월에야 첫 삽을 뜨게 되죠.

미궁에 빠진 마곡은 2012년 LG 그룹이 마곡 R&D 시티의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실마리를 풀게 되는데요.

故 구본무 LG 회장이 우수한 연구 인력이 한자리에 모여 융복합 연구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던 중 마곡산업단지 개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총 4조 원이 투입되어 LG 사이언스파크 설립을 계획하는데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 ㎡ 부지에 8개 계열사 20개 연구동이 들어서죠.

LG를 비롯한 코오롱, 이랜드, 넥센타이어 등 수많은 대기업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고, 중견기업들의 입주도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마곡 지구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데요.

이 무렵 아파트들의 입주도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자족형복합도시의 면모를 갖추죠.

천지개벽할 변화에 지역 부동산도 들썩였는데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현재 입주기업만 190개가 넘을 정도로 크게 성장하자 아파트값도 큰 폭으로 오릅니다.

마곡동에 위치한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 전용 84㎡는 지난해 6월 9억 8200만 원에 팔렸는데요.

12월 같은 면적이 15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6개월 만에 5억 4800만 원이나 폭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대표적인 낙후 지역이 ‘서울의 실리콘밸리’로 탈바꿈하면서 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강서구 인구는 1977년 35만 명 수준에서 40년 만에 두 배가량 늘어 2017년엔 60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수가 많죠.

마곡지구의 변모에 네티즌들 또한 “논농사나 겨우 짓던 상습 침수 지역이었는데” ” 나 어릴 때 저기 논에서 스케이트 탔다” “고딩 때 저기 허허벌판이었다” 등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변방의 마곡이 대한민국 첨단도시로 변모한 사실이 놀랍기만 한데요. 여전히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는 만큼 마곡지구가 얼마나 더 변화할지 기대마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