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내 몸 갈아서 회사에 충성하겠다는 사람이나 월급만 많이주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죠.
솔직히 돈 벌자고 직장 얻어서 일하는건 누구나 매한가지인데, 굳이 워라밸을 포기하면서까지 살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당장 입금되는 월급의 액수만 따지기보다는 여러가지 부가적인 요소를 따지는 취준생이 많은데요.
각자의 기준에 따라서 통근시간이 중요할 수도 있고, 월급 외에 주어지는 복지가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모든 취준생이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야 같을텐데요. 그렇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대기업은 그만큼 복지가 좋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는 사람이 훨씬 많이 늘었죠.
그런데 최근, 일시금으로 무려 1,800만원이나 되는 큰 돈을 준다는 파격적인 복지가 알려져 화제를 모았는데요. 도대체 어떤 기업에서 왜 이런 금액을 준다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남다른 금액을 내건 기업은 바로 ‘아이폰’의 창시자인 애플이었는데요.
1,800만원의 정체는 축의금이나 부의금도 아닌 ‘입양 지원비용’이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애플은 아동을 입양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1만 4,000달러를 일시에 지급한다고 하는데요. 한화로 환산하면 약 1,85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복지제도를 만들게 된 계기도 남다른데요. 이제까지 애플이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내세워왔던 만큼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꾸리는 데 지원을 한다는 것이었죠.

실제로 요즘은 전통적인 형태의 가족보다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형태의 가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재혼가정이나 입양가정, 한부모 가정처럼 이제까진 주목받지 못하던 수많은 모습의 가족들을 볼 수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그래서 이런 가족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제도를 계속해서 개선해오고 있는데요. 역시나 행정기관보다는 사기업에서 더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었죠.
관련 업계의 말에 따르면 미국 애플 본사는 물론이고 전세계 애플 직원들이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현재 애플 코리아에서도 마찬가지로 자녀 입양 가정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하네요.

입양 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도 벌써 몇 년 전부터 이뤄져왔는데요. 지난 2019년, 기존 지원금에서 3배가량 금액을 높인 것이 현재 기준인 1만 4,000달러가 됐다고 합니다.
단순히 돈만 주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하는데요. 입양을 진행하는 임직원은 4주 간의 유급 휴가를 추가로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애플 측에서는 ‘출산 말고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새로운 가족을 맞이할 수 있다’라며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든 처음 부모가 된 직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유급 휴가를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면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복지를 내놓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파격적인데요. 오히려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지원이 애플 복지에 비하면 미흡해 보일 지경이라는 의견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에서는 입양가정을 위해 어떤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지도 궁금했는데요. 정부는 올해인 2023년부터 보호 대상 아동 입양 가정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입양 가정에세 중앙 정부가 주는 ‘입양축하금’의 규모는 200만원인데요. 여기에 서울시에서는 추가적으로 입양 활성화를 위해 100만원의 축하금을 지원하고 있죠.
서울에 살면서 정부 지원금을 전부 받을 수 있다고 해도 300만원에 그치는 수준인데요. 애플 복지와 비교하면 6분의 1밖에 받지 못하는 셈입니다.

한 편, 애플은 출산과 육아 친화적인 기업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른 복지 제도들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여성 직원이 커리어를 위해 출산을 일정기간 미루고 싶을 때 받을 수 있는 지원도 있습니다.
임신 계획을 세우더라도 나이가 들게 되면 배란이 되지 않아 임신 시기를 놓치기 쉬운 탓인데요.
애플에서는 이런 상황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난자 냉동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난자 냉동 시술을 진행하게 되면 회당 비용이 최대 1,300만원을 넘긴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보관 비용도 매년 70만원 정도가 추가되다보니 충분히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출산과 육아 휴가도 다른 기업과 비교해보면 기간이 훨씬 더 긴 편인데요. 여성 직원은 출산 전후로 14주의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배우자인 남성 직원도 6주 간의 유급휴가를 보장받고 있죠.
휴가가 끝나고 복귀한 직원들은 4주 동안 업무 적응기간도 보장받게 되는데요. 풀타임 직원과 임금은 동일하지만 파트 타임으로 유연하게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입양 가정도 차별 없이 똑같은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앞다투어 복지 혜택을 늘려가고 있는데요. 그래도 애플처럼 이 정도 수준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경우는 미국에서도 극히 이례적이라고 하네요.

직원들을 쪼아대며 실적을 내기보다는 복지 혜택으로 능력있는 직원들을 잡아두려는 모습인데요.
국내 기업에서도 시류에 맞는 복지 혜택들을 내놓게 될 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