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굳이 학벌에 연연하지 말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는게 중요하다는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는데요.
과거에는 일단 죽이되든 밥이되든 학교 간판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그보다는 전공이 뭔지가 더 중요한 세상입니다.

입결이 낮아도 더 잘나가는 과가 있다면 애매한 전공에 좋은 학교를 가느니 나에게 맞는 과를 선택하는게 먼저죠.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전공을 따라가는건 아닌데요. 비전공자여도 본인의 꿈을 따르기 위해서 새로운 분야로 진출을 감행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연기같은 경우 꼭 연극영화과가 아니더라도 의외의 전공을 가진 배우들이 적지 않은데요. 외대 법대를 나온 박성웅이나 국제대에서 세무회계정보를 전공한 송지효가 그런 케이스입니다.
외국어를 전공했다가 연기의 길에 들어선 배우들도 있는데요. 김윤석은 독어독문학과를, 안성기는 베트남어를 전공했습니다.

비록 전공은 다르지만 누가 보더라도 연기력으로는 전혀 밀리지 않는 배우들이죠.
그래도 보통은 자신이 연기가 아닌 다른 학문을 전공했다는 사실이나 학력을 굳이 숨기지는 않는데요.
최근 ‘왜 연기하냐’라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 아예 학력을 프로필에서 지워버린 배우의 사연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학력이 누가 보더라도 범상치가 않은 수준이었는데요.
한국에서 최고로 꼽힌다는 SKY 중에서도 연세대를 나왔다는 사실을 일부러 숨겼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죠.

다른 사람들은 티를 내지 못해서 안달인 판국에 누가 자신의 학력을 숨겼는지 궁금했는데요. 배우 최희서가 남다른 사연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가 연세대를 졸업했다는 사실은 최근 최희서가 보여준 의외의 행보가 알려지면서 함께 밝혀졌는데요.
최희서는 얼마 전 첫 산문집인 ‘기적일지도 몰라’를 발간하면서 근황을 알렸습니다.
연기가 아닌 다른 분야에 첫 발을 내디딘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모일만도 했는데요. 알고보니 최희서는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까지 무려 4개국어에 능통한 배우였습니다.

이런 남다른 스펙은 그의 전공과도 관련이 있었는데요. 알고보니 연세대에서 신문방송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던 것이죠.
비록 전공은 연기와 관련이 없었지만 최희서는 연기자의 꿈을 가지면서 새롭게 전공과정을 밟았는데요. 무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까지 날아가 공연예술학과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학력만 보더라도 범상치 않은 머리와 연기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처음부터 최희서가 자신의 학력을 숨겼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굳이 크게 자랑을 한 것도 아니지만, 이야기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연세대를 졸업했다는 사실을 말하곤 했죠.

그렇지만 이런 모습도 오래가지 못했는데요. 학력을 밝히기만 하면 ‘왜 그 스펙으로 연기를 하느냐’라는 질문이 쏟아져 들어온 탓이었습니다.
최희서는 데뷔 후 무려 10년 동안이나 같은 질문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결국 오히려 자신의 학력이 연기자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죠.
고민 끝에 최희서는 포털 사이트 프로필에서 자신의 학력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름까지 바꾸고 말았다고 합니다.
본인의 본명인 최문경이 너무 학구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사연을 들어보니 이런 고민을 할 법도 했는데요. 오디션만 보러 갔다하면 심사를 보는 사람들이 ‘이 학력에 연기는 왜하느냐’라고 해대니 짜증이 날만도 했습니다.
게다가 본인은 연기가 하고 싶어서 외국 대학까지 가서 전공을 수료했으니 더더욱 질문이 듣기 좋지 않았겠죠. 연기력이 아닌 전공 때문에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이미지가 안좋게 굳어지지는 않을지도 걱정이었습니다.
결국 최희서는 스트레스를 받다 못해서 학력 질문으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에 다다랐다고 하는데요.
‘예쁜 사람만 연기를 해서 이런 질문을 하나?’, ‘내가 연기를 못해서 이런 질문을 하는건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죠.

그렇지만 학력을 지워버리고 나서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스펙에서 오는 편견을 지우기 위해 노력한 결과, 연기력을 인정받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최희서가 연기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의 일이었는데요. 그는 영화 ‘박열’에서 박열의 연인 후미코를 연기하면서 각종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14개나 휩쓸었습니다.
그렇게 주목을 받은 이후로 수많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죠.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 할만한 스펙을 가졌다고 해도 프레임이 씌워지는게 썩 달가운 일은 아닌데요.
학력에 의존하지 않고 멋지게 자신의 분야에서 자리매김한 최희서의 다음 행보는 어떨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