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재벌이라고 하면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 곱게만 자라는게 ‘국룰’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요.
그룹을 만든 창업주가 아닌 재벌 2세나 3세는 날 때부터 다이아 수저를 물고 태어났으니 더욱 그럴 만도 합니다.

내가 쌓은 기반으로 자식이 조금이라도 더 덕을 봤으면 하는게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일텐데요.
그냥 기반도 아니고 내로라 하는 기업을 만들어 키워놨으니 자신의 뒤만 밟아오기를 바랄 법도 하겠죠.
실제로 재벌가의 모습들을 보면 밑바닥부터 올라오거나 험한 일을 하는 2세나 3세는 찾아보기가 어려운데요.
처음부터 기업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전공을 선택하고 회사에 입사해 직급을 몇계단씩 뛰어오르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 재벌 3세가 다른 것도 아니고 패스트 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만드는 모습이 포착되어 화제인데요.
하로 많은 직업 중에서 일 궂고 시급 짜기로 유명한 패스트 푸드라고 하니 사람들의 시선이 몰릴만도 했습니다.
집에서 내쳐지기라도 한건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런 행동을 하는건지 사람들의 궁금증이 이어졌는데요. 알고보니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하기 위해서 몸소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라고 하네요.
이번에 주목을 받은 재벌 3세는 한화갤러리아의 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동선이었는데요. 그가 햄버거를 만든 곳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인 ‘파이브 가이즈’의 홍콩 매장이었습니다.

미국 3대 버거라고 하면 ‘쉑쉑’과 ‘인앤아웃’, 그리고 ‘파이브 가이즈’를 꼽을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 분점을 낸 브랜드는 ‘쉑쉑’ 뿐입니다.
그렇지만 외국에선 ‘인앤아웃’이나 ‘파이브 가이즈’가 더 인지도도 높고 맛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진출을 하지 않았기에 두 브랜드가 들어오길 바라는 한국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나 ‘파이브 가이즈’는 미국의 전 대통령인 오바마도 좋아했던 브랜드로 유명한데요.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파이브 가이즈’가 강남에 1호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파이브 가이즈’의 한국 론칭을 주도한 대기업이 바로 한화갤러리아인 것인데요. 그 중에서도 사업을 이끌었던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홍콩 매장을 찾아 현장 실습에 참여했던 것이죠.
최근 한화갤러리아에서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햄버거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사진 속의 그는 일반 직원들이 입는 유니폼을 입고 앞치마를 두른 모습이었습니다.
재료 손질은 물론이고 패티를 굽고 토핑을 올리는 과정까지 영락없는 매장 아르바이트생이었죠.
아무리 브랜드 론칭을 위한 홍보의 일환이라고는 하지만 재벌3세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국 ‘파이브 가이즈’ 1호점은 서울 강남에서 베일을 벗을 예정인데요. 김동선 본부장이 이를 위해 작년부터 꾸준하게 국내 유치 사업을 주도해왔습니다.
브랜드 유치를 위해 아예 자회사를 따로 설립하기도 했는데요. 한국 ‘파이브 가이즈’는 한화갤러리아의 운영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운영될 예정이죠.
브랜드 도입을 주도한 책임자였던 만큼 현장을 체험해보고자 한 것이 홍콩에서 그가 패티를 뒤집은 이유였는데요.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책임자가 실습을 받을 의무가 따로 없는만큼 김동선 본부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처음 브랜드를 들여오면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었죠.

그냥 대충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의외로 진지하게 매장 매뉴얼을 익히는 모습이었는데요.
그는 ‘소스 뿌리는 방향이나 횟수부터 패티 누르는 힘의 강도까지 배웠다’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파이브 가이즈’가 세계적으로 균일한 맛을 내기 위해 제조 매뉴얼을 세분화한 점을 꼬집은 것인데요. 한국 매장에서도 똑같은 성의를 느낄 수 있도록 품질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는 것이었죠.
단순히 브랜드 론칭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게 끝이 아니란 분석도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김동선 본부장의 행보를 두고 ‘독립경영’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을 진행한 바 있는데요. 그 결과 장남인 김동관은 주력 계열사를, 차남인 김동원은 금융 계열사를 맡게 됐습니다.
셋째인 김동선은 백화점과 식음료 사업을 맡았는데요.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통해서 유통을 책임지게 되었죠.
경영 굳히기를 위해서 자사주 취득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11만주를 추가 매수하면서 그의 현재 보유 주식 수는 16만주로 늘어났습니다.
한 편, ‘파이브 가이즈’ 1호점은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오픈할 예정인데요. 한국은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 마카오, 말레이시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6번째로 오픈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보여주기식이라 하더라도 경영진이 직접 현장에 나서는게 보기 쉬운 광경은 아닌데요.
이런 그의 의지를 통해 ‘파이브 가이즈’가 한국 시장에서도 자리를 잘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