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죠.
어떤 자식이든 부모 입장에서는 똑같이 애틋하고 소중하다는 의미입니다.

자식 입장에서는 어린시절 부모님과 함께 살며 유대감을 쌓고 보살핌을 받는게 당연한 이치일텐데요. 그렇지만 살다보면 사정이라는게 그렇게 안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정이 안되면 모든 자식들에게 다 소홀해야지, 누구는 잘 해주고 누구는 홀대하면 안되겠죠.
모두 한 배에서 태어난 자식인데도 차별받는 자식 따로, 챙겨주는 자식 따로 있는 경우가 실제로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차별받는 자식은 ‘내가 친자식은 맞나’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차별받은 자식이 부모를 원망하고 가정에 불화가 생기는 케이스도 참 많죠.

한 연예인이 이렇게 차별을 받았다는 생각에 괴로워했던 유년시절 이야기를 털어놓았는데요.
오죽하면 ‘나만 주워온 자식인 줄 알았다’라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상황을 겪었기에 눈물까지 보이는건가 싶은데요. 멀쩡히 부모님 두 분이 다 계시는데 8년 동안이나 버려져있다시피 떨어져 살았다는 충격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룰라의 김지현이었는데요. 그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8년 동안이나 부모님과 떨어져 외롭게 자랐던 일을 공개했습니다.

김지현이 맡겨진 곳은 그의 할머니 댁이었는데요. 사연을 들어보니 부모님도 김지현도 모두가 힘든 안타까운 상황이었죠.
김지현은 집안에서 첫째딸로 태어났는데요. 부모님이 그를 낳았을 때 부모님 모두 너무 어린 나이였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김지현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자마자 군대에 입대를 해야했죠.
그의 어머니는 당시 겨우 18살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가장인 남편이 군대를 간 것도 큰일인데, 호된 시집살이까지 겪어야만 했습니다.
결국 20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시댁의 등쌀에 못이겨 직장을 구해 일을 다녀야만 했죠.

당연히 일을 다녀야하니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처지였는데요. 결국 그렇게 김지현은 외할머니의 손에 맡겨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제대를 하고 나서도 바로 집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닌데요. 이래저래 자리를 잡다보니 김지현이 5살이 되어서야 세 사람이 다시 함께 살 수 있게 되었죠.
5년 만에 만났지만 그나마도 오래가지 못했는데요. 김지현은 또다시 부모님과 생이별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번에는 아버지의 잦은 전근이 이유였는데요. 학교를 들어가야 하니 아버지를 따라 계속 이사를 갈 수 없어 친할머니 집에 맡겨져야만 했던거죠.

문제는 동생들을 빼고 또 김지현만 떨어져서 살았다는 사실이었는데요. 아직 어린 두 동생은 지방으로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었습니다.
어른들의 사정이 있었다고는 해도 어린 김지현이 보기에는 충분히 혼자 차별받는다고 느낄 수 있었겠죠.
그렇게 혼자 친할머니 집에서 학교를 다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다섯 식구가 모두 모일 수 있었는데요.
이미 부모님과 너무 오래 떨어져있던 김지현은 오히려 부모님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당시를 회상하며 김지현은 ‘부모님과 데면데면 했다’라며 입을 열었는데요.
부모님과 함께 살아온 동생들은 살갑게 애교도 부리는 모습을 보이니 더욱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더 나쁜건 부모님의 태도였는데요. 먼저 어린 첫째딸에게 다가가도 시원치 않을 판에 같이 서먹한 모습을 보여버리고 만 것이었죠.
결국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김지현은 더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는 ‘동생들만 예뻐한다는 생각에 나만 주워온 자식인 줄 알았다’라며 당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제발 엄마한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라는 절실한 마음까지 가질 정도로 김지현의 상처는 깊었는데요.
이렇게 상처받은 그에게 의지가 되어준 것은 다름아닌 교회 언니였다고 하네요. 15살에 처음 만난 교회 언니가 서먹했던 어머니 대신 그를 보살펴 준 것이죠.
어찌나 살뜰하게 보살핌을 받았는지 이 언니는 김지현이 예고 면접을 보러 가던 순간에도 함께 할 정도였는데요.
이후 룰라로 데뷔해 ‘날개 잃은 천사’로 정상에 올랐을 때도 김지현의 곁에 있어주었다고 합니다.

부모님께 받아야 할 보살핌과 사랑을 못받은 만큼 김지현의 마음 속 응어리도 참 컸을 듯 한데요.
그래도 부모님의 빈 자리를 대신해줄 소중한 인연이 있었으니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