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외교부는 8일 한국을 찾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장관을 위해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어느 식당을 통으로 예약을 해 준 건데요. 유명 셰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것도 아닌 민간 음식점의 음식을 국가가 나서서 미국 고위 관부에게 대접한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10일 한국 외교부의 제안에 따라 닭 한 마리 식당에서 오찬을 가졌습니다.. 국내 언론사들은 관련 소식을 대서특필할 정도로 평소와는 다르긴 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한국정부가 북미회담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인 비건 부장관을 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이라고 뜻 밖의 해석을 내기도 했습니다.
얼핏 보기에 미국 정권 바뀐다고 찬밥 취급하는 건가? 마지막 인사하러 와쓴데 정말 너무하네라고 생각할만한 상황인데 반대의 의견이라 모두를 당황하게 했는데요. 이런 재밌는 모습이 연출된 것은 해당 식당이 비건 부장관의 단골 가게인 덕분입니다.

이 식당은그가 방한할 때 마다 머무는 호텔 근처에 위치한 닭 한 마리 요리 전문점인데 우연히 들렸다가 홀딱 반하게 된 겁니다. 실제로 비건 부장관은 한국을 찾을 때 마다 꼭 닭 한마리 요리를 먹었는데요. 지난 7월에는 호텔에 짐을 풀어놓자 마자 미 대사관저로 달려가 닭 한마리 요리를 먹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단골식당에 가지 못하자 식당 주방장을 주한미국대사관저로 초청해 요리를 부탁한 것이었습니다. 코로나 검사 때문에 밤 10시가 되어서야 도착해서 몹시 피곤했을 텐데요.

비건 부장관이 이토록 닭 한마리에 열광하는것은 그가 바로 폴란드계 미국인이기 때문입니다. 닭 한마리 요리가 어린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가 해줬던 폴란드식 치킨 수프와 맛이 비슷하다는 건데요. 그래서 소울 푸드라고 극찬까지 하게 된 겁니다.

지난 5월 어머니의 날에는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단골식당의 조리법까지 전수받아 아내에게 직접 닭 한마리를 요리해주는 영상까지 공개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외교부는 비건 부장관에게 최고의 선물로 닭 한마리 오찬을 준비한 것인데 비건 부장관은 닭 한마리는 언제든 좋다라며 흔쾌히 승낙했다고 합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비건 부장관이 열광하는 한국 음식이 또 있다는 것인데요. 바로 우리가 매일 밤 즐겨하는 치맥입니다. 지난 방한 당시에도 역시 닭 마리를 먹는 모습이 포착되었지만그 이튿날에는 호텔 근처 치킨집에서 치킨을 뜯으면 맥주를 즐겼다고 합니다.
대부분 외국인들은 양념이 없는 후라이드를 선호하는데 비건 부장관은 한국 치킨 맛을 이미 알고 있어서 매운 핫바베큐 치킨소스 양념치킨를 즐겨서 주변인사를 모두 놀라게 했습니다.

사실 한국 음식에 매료된 유명 인사들은 비건 부장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김 전 주한미국대사는 순두부를 매우 좋아했다고 전해지며 그의 후임 리퍼트 전 대사도 순두부찌개와 치맥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리퍼트 대사는 야구장에서 매번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어 치맥하러 야구장 간거 아니냐라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한국 음식 사랑은 헐리우드 배우도 예외가 아닌데요. 킹스맨에 출연한 배우 콜린 퍼스는 런던에 위치한 부산이라는 이름의 한국 식당 단골이라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미국에서 유명한 E 스포츠 캐스터인 울프 슈뢰더는 스스로를 대한미국인이라고 칭할정도로 한국음식을 굉장히 사랑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국 음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이를 넷플릭스에서 한류 컨텐츠로 제작되기도 했는데요. 백종원과 초대자가 음식을 즐기면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의 프로그램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인플루언서들도 한국 음식을 소재로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는데요. 중화권 왕홍 탄차오인은 슬기로운 집콕생활에서 한국의 비빔면, 라면, 과자를 소개해 무려 1억 4천만뷰라는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기까지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