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경희궁 자이가 분양을 앞둔 그때까지만 해도 인터넷에는 고분양가 논란을 두고 굉장히 뜨거웠는데요.
전용면적 84㎡가 7억 8천만 원으로 인왕산 아이파크 등 주변 아파트들의 시세보다 2억가량 비쌌기 때문입니다.

높은 분양가 때문에 이 가격이면 다른 지역을 알아보겠다는 말이 돌기까지 했는데요.
여기에 강북치고 비싸다부터 위치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다, 학군이 별로다 등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총 2500세대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엄청난 분양가에 결국 미분양 사태가 터지고야 마는데요.
시장을 외면을 받았던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그럼 어떨까요?

2015년 7월 분양 당시 84㎡ 20평대가 7억 8천만 원이었다가 5년이 지난 현재는 20평대는 13억, 30평대는 17억 실거래가를 형성하고 있어 쉽게 5년 만에 분양가의 2배로 집값이 크게 뛰어 부동산 시장을 놀라게 했는데요.

처음에는 높은 분양가 탓에 미분양이 났지만 준공 이후 상황은 역전되고 마는데요. 각종 편의 시설과 커뮤니티 그리고 도심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3040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좋았습니다.
여기에 광화문까지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어 도심 접근성까지 좋았습니다.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인접해 있어 역세권인데다가 바로 길 건너편에 전통시장이 갖춰 있어 도심 한가운데 있지만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주변 시세보다 2억 원이나 비싸 대거 미분양 사태가 났음에도 완공 이후 완판을 하게 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경희궁 자이의 주변에는 대형 로펌들이 대다수 포진되어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김앤장 남대문로의 광장, 퇴계로의 세종, 시청 앞 충정 마지막으로 광화문 케이씨엘까지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변호사는 경희궁 자이 주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대형 로펌 지평 같은 경우 경희궁 자이 건너편으로 사옥을 이전하기까지 했는데요.
변호사의 경우 직업적 특성상 야근이 잦아 직주 접근성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이들이 대거 경희궁 자이로 유입이 되면서 미분양이었던 경희궁 자이는 완판으로 종결되어 버렸습니다.
참고로 김앤장의 경우 경희궁 자이에서 걸어서 갈 정도로 직주 접근성이 높아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크게 선호한 아파트로 알려졌는데요.

여기에 김앤장 등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들이 사는 아파트라고 소문이 나면서 주변이 광화문 정부 청사 고위직 공무원을 비롯해 대사관 관료들도 대거 입주하기까지 했는데요.
주변에 경희궁 자이만한 신축이 없었다는 점도 한몫했습니다.
광화문 주변 대형 로펌만큼 가깝진 않지만 신촌세브란스 병원, 강북 삼성 병원 소속 의사들까지 들어오면서 경희궁 자이가 이 일대는 종로의 강남으로 불리게 됩니다.

그 해 함께 분양한 마포구 신촌 푸르지오, 강동구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또한 미분양으로 시작되었지만 경희궁 자이와 같이 현재는 분양가의 2배 가까운 실거래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로 외면받았지만 현재는 완판되어 이제는 살고 싶어도 살 수 없게 되었는데요.
서울 집값 불패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