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하시는 분들이라면 집을 보유만 하고 있는 것만으로 사실 재테크를 하고 있는 셈인데요. 집을 구매한 이후에 내가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부동산 호제가 뜨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데요.
특히 서울에 있는 집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요즘처럼 기분 좋은 때도 없으실 텐데요. 그런데 부동산 특성상 입지가 굉장히 중요해서 같은 지역구나 같은 동네라고 해도 오름세에서 차이가 날 수가 있는데요.

여기에 단지 조건이나 주거 환경, 커뮤니티, 브랜드 아파트 여부에 따라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조금이라도 내가 사는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하기까지 하는데요.

지난해 3월. 부동산 상승이 그야말로 뜨거운 시점에 기존의 아파트 단지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갈아탄 곳이 제법 많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일명 마용성으로 통하는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였습니다.
이 일대는 서울 지역 내에서도 상승세 상위를 다투는 곳이었는데요. 두 번 다시없을 부동산 상승세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9월부터 입주를 효창파크KCC스위첸은 199가구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현재 이 아파트의 이름은 효창파크KCC스위첸이 아니라 용산KCC스위첸으로 바뀌었습니다. 용산이 집값 열풍으로 주목받으면서 효창파크를 버리고 용산으로 갈아탄 것인데요.
심지어 용산KCC스위첸은 지하철 6호선과 경의중앙선을 지나는 효창공원 역에서 도보로 3분에 있는 단지였습니다. 단지의 입지를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효창공원이라는 기존의 이름을 그대로 써야 하지만 용산 집값 상승세를 타기 위해 용산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용산에 갓 지어진 신축 아파트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용산이라는 이름을 써서 용산 내 신축 아파트를 강조할 수 있어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현재 해당 아파트 단지는 13억~16억 대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7개월 후 입주를 시작한 용산롯데캐슬센터포레의 경우에도 효창공원과 도보 3분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효창파크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용산을 아파트 브랜드로 내세웠는데요.
해당 아파트의 경우 효창동에서 하나밖에 없는 스타벅스를 입점시켜 용산KCC스위첸보다 인기가 더 많은데요. 해당 아파트는 용산KCC스위첸과 같이 효성공원 인근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매매가가 무려 2억이나 비싼 18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2020년 4월에 입주한 서초구 신반포센트럴자이 입주민은 GS 건설을 상대로 반포센트럴자이로 바꿔줄 것을 요구했는데요. 바로 주변에 반포자이와 신반포자이가 있음에도 불구 반포라는 입지 브랜드를 꽤 차기 위해 지속적으로 요구한 결과, 결국 반포센트럴 자이로 바뀌었습니다.

강남구 개포시영을 재건축한 개포래미안포레스트는 3000세대에 이르는 대단지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런데 이 단지가 처음에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로 분양했다가 나중에 개포래미안포레스트로 바꾼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무려 강남을 빼고 개포를 집어넣은 것인데요.
이름을 바꿨던 2018년에 개포동이 재건축으로 신흥 주거지로 부상하던 시기였습니다. 분양받을 집값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주민들이 시공사를 상대로 강남 대신 개포를 넣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2015년 입주한 마포구의 아현역 푸르지오 또한 신촌이 급부상하면서 역세권을 잘 보여주는 아현역을 버리고 신촌 푸르지오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해당 지역의 경우 북아현 뉴타운 개발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서였다고 전해졌는데요. 이후 분양한 아파트 e편한세상신촌, 신촌숲아이파크, 신촌힐스테이트 등으로 아파트 모두 아현이 아닌 신촌이라는 소위 뜨는 동네 이름을 앞세웠습니다.
단지명에 따라 뜨는 동네의 소위 대표 단지로 보일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용산, 신촌 등 동네 이름을 넣은 것인데요.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다른 주변 아파트들 대비 상승 폭이 조금 높아 단지 내 입주민들이 선호한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