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해외여행이 힘들어지면서 국내 소비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한 것인데요.

고가라서 아무나 막 사지 않을 거 같은 명품은 밤새 줄을 서서 적어도 몇 시간은 기다려야 살 수 있고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와 달리 신차 가격도 많이 올라 거의 4천만 원에 육박하지만 이것도 적어도 몇 개월부터 길게는 1년 가까이 기다려야 겨우 차를 수령받을 수 있는 지경인데요.
샤넬이나 루이비통, 에르메스의 최고급 명품의 경우 엄선한 장인이 제품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지만 자동차의 경우 공장 라인이나 설비를 늘리면 충분히 공급을 따라갈 수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요?

국내 점유율 88%를 돌파한 현대자동차의 인기 차종들도 적어도 3개월은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차박 열풍으로 크게 인기를 끈 팰리세이드와 G80 차량은 주문하면 적어도 3개월은 기다려야 하며 지난해 출시한 신형 투산은 무려 1년을 기다려야 하는데요.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리던 새로운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예약 대기자들 사이에서는 언제 받을지 모르는 차로 이미 낙인찍혔습니다. 물론 반도체 공급 이슈와 신규 차량을 살려는 고객들로 인해 수요가 늘었다곤 하지만 차가 없어서 팔지 못하는 건 조금 납득하게 힘든 상황입니다.

사실 현대자동차는 2019년부터 노조의 입김으로 인해 신규 생산직 인력 채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자동차 시장이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 모터 기반으로 바뀌고 있지만 이에 맞게 구조 개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설비도 1996년 지어진 아산공장 이후에 25년간 한 번 도 증설을 하지 못했는데요. 이 역시 노조의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아이오닉 5 생산을 두고 라인에 몇 명의 근로자를 배치할지를 두고 노조와 갈등이 빚었기도 했습니다. 빠르게 전기차 생산으로 생산 구조가 개편되어야 하지만 노조에 가로막혀 국내 공장 개편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대 자동차는 어쩔 수 없이 해외 설비 투자를 늘리기로 했는데요. 현대 자동차는 앞으로 5년간 미국 공장에 8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대규모 설비 투자가 노조에 의해 가로막히자 미래차로서의 구조 개편을 위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현대자동차는 앞으로 주력이 될 전기차를 비롯해 국내에서 수요가 많은 SUV 차량들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가 들여올 예정입니다.
결국 국내의 자동차 생산 일자리를 해외에 넘겨주는 꼴인데요. 안 그래도 좋지 않은 국내 취업 상황을 엎치데 덮친 격으로 빠른 시일 내에 원만히 해결이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