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빌라 하면 가장 먼저 드는 이미지가 빨간 적색 벽돌인데요. 빌라 건축에 가장 많이 쓰이다 보니 빌라를 떠올리면 적색 벽돌이 먼저 떠오릅니다.

빌라촌을 가보면 사실 개성이란 걸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비슷하거나 심지어 똑같이 지어져 그 집에 사는 사람들도 가끔 집을 잘못 찾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모두가 한결같이 똑같이 지어진 빌라 건물 사이에 최근 눈에 띄는 건물이 있어 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만화를 찢고 나온 비주얼처럼 보이기도 하고 딸기 맛 막대 아이스크림이나 멀리서 보면 빨간 선인장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가던 발길을 멈추고 기어이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을 정도로 외관이 특이한 이 건물은 대체 정체가 뭔가 하는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들게 만드는데요.

주변을 둘러봐도 독보적인 외관의 이 건물은 게임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실 더욱더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해당 건물이 마치 컴퓨터 게임을 뚫고 현실로 튀어나온 것처럼 게임 속 집과 무척이나 많이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정사각형의 픽셀로 모든 세계를 구현하는 게임 마인 크래프트를 보면 해당 건물과 똑같이 생긴 건물이 등장합니다. 아마도 이 건물을 지은 사람은 마인 크래프트를 무척이나 좋아하거나 아니면 게임 업종에 종사하는 게임 개발자가 아는가 추정되는데요.

건물 외관이 우리가 화장실 바닥에서 본 것 같은 작은 타일이 붙여져 있는 이 건물은 서울의 마포구 망원시장 인근에 위치해 있는데요. 놀랍게도 해당 건물의 정체는 다세대 주택 즉 빌라라고 합니다.
4층 규모의 대지 면적 대지면적 166.3㎡, 연면적 291.60㎡의 크기로 현재 2층에서 4층까지 총 5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요. 1층은 여느 집처럼 주차장과 상가 하나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주변 빌라와 비교했을 때 독보적인 건물 디자인 탓에 쉽게 한눈에 들어오지만 특이한 점은 대체 왜 빨간색 타일로 지었냐는 점입니다.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 서재원 씨는 주변 빌라들이 모두 적색 벽돌로 지어져 건물 간의 조화를 위해 빨간 타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사실 건물을 마인크래프트로 구현이 될까라는 실험에서 이 건물이 지어졌으며 다른 자재도 아닌 타일을 외관에 붙인 건 더 픽셀처럼 보이고 더 컴퓨터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작은 타일을 선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이 빌라의 특이한 점은 빨간 타일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건물 구조도 조금 특이한데요. 마치 장난감 블록을 쌓아놓은 듯한 계단식으로 지었습니다.
해당 빌라가 위치하는 망원동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사선 제한이 있어 일조권 사선 제한에 따라 건물을 지어야 합니다. 이 제한에 따르면 건물의 북쪽 면을 사선으로 깎아 다른 건물의 일조권 침해를 피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보통 9미터 이하의 건물은 옆 건물로부터 1.5미터 떨어지셔 짓 돼 9미터 초과 부분은 2분의 1 이상 더 떨어져서 짓습니다. 한 층이 보통 3미터이기 때문에 3층까지는 건물이 반듯하게 올라가다가 4층부터 꺾이게 됩니다.
해당 빌라 또한 3층까지는 직선으로 건물이 올라가다가 4층부터는 안쪽으로 더 들어간 형태로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점은 해당 건물은 양쪽 모두 안쪽으로 들어가게 지어졌다는 점인데요. 보통 빌라촌을 걷다 보면 한쪽으로만 치우쳐 직사각형에 가까운 뾰족한 건물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모두 일조권 사선 제한을 피하면서도 임대 면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렇게 지은 것입니다.

해당 건물은 대체 왜 손해를 보면서까지 양쪽을 계단식으로 지은 걸까요? 건축가는 한쪽은 안 해도 돼 보통 북쪽만 하지만 그는 일부러 대칭을 만들어 새로운 디자인의 건물을 구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멀리서 봐도 한눈에 해당 건물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특이한 외관이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건물들이 너무나 똑같이 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조차 멈추게 만드는 건물의 정체가 빌라라고 하니 한 번쯤 모두 똑같이 생긴 집이 아닌 새로운 외관을 지닌 집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