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못지않게 엄청난 주가 상승률을 보여줘 흠슬라로 불린 HMM. 과거 현대상선이었던 HMM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최대 호황을 맞으면서 1년 만에 주가가 3000원대에서 만 오천 원까지 무려 5배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는데요. 올해 초 1만 오천 원이었던 주가는 올해 5월 말 기준 5만 110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8배 가까이 치솟은 테슬라 못 지 않은 상승률을 보여주면서 주식 투자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큰 위기를 겪었던 해운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상황이 반전되면서 엄청난 호황을 맞이했는데요.
부족한 선박 수 대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상 운임 비용이 치솟자 HMM의 실적은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2021년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지난 일 년 동안 9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단 3개월 만에 벌어들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산업은행 발 주식 신규 상장 이슈로 인해 주가가 20%가량 조정을 받은 가운데 파업으로 인해 4만 원 후반에서 5만 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차츰 하락하더니 현재 4만 원 이하로 추락했는데요.
1년 전 주가 상승률 580%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연초 대비 150% 상승한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2분기 실적도 좋습니다. HMM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 2500억 대이고 3분기는 최소 1조 5천억 원에서 최대 2조 원대까지 바라보고 있는 수준입니다.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가 바라보는 주가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은데요. 주가가 많이 오르자 차익 실현의 움직이기 커지고 있는 데다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주당 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산업은행은 최근 3천억 원 규모의 HMM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이에 따라 6천만 주식이 더해졌지만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닌데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신주권부사채 물량이 훨씬 많이 남아 있어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현재 상장된 주식 수 4억 500만 주보다 훨씬 많은 6억 9천만 주가 주식시장이 풀리게 됩니다.
이럴 경우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아 각 증권사들인 지금의 주가보다 훨씬 낮은 2만 원 후반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제시했는데요.
증권사에서는 적정 시가총액을 28조대로 보고 있으나 주식 수가 더 늘어나면 주당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어 목표 주가를 낮게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파업도 악재로 작용했는데요. 과거 HMM의 실적 부진으로 2011년부터 8년간 임금이 동결되었지만 지난해부터 회사가 크게 살아나자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대주주가 산업은행인 회사 특성상 사측인 직원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파업 사태가 쉽게 되지 않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HMM에 투여된 공적자금만 4조 원에 가까워서 자칫 잘못하면 직원들에 대한 연봉 상승이 자칫 방만한 경영으로 비칠지 우려하는 것인데요.
직원들은 25% 이상의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에서 5.5% 인상에 월 기본금 100%의 격려금을 제시해 양측이 현재 극심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 해결의 기미가 보이자 않자 주가는 급락했는데요. 창사 4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직면한 탓도 있지만 파업으로 향후 실적 상승의 어려움이 불가피한 것이 시장에서 크게 작용한 걸로 추정됩니다.
주식 수 증가로 인한 주식 가치 희석에 파업까지 여러 악재를 겪고 있어 당분간은 주가의 하락은 불가피한데요.
하지만 해운업계가 역대급 호황기를 맞이한 데다가 여전히 글로벌 물동량 대비 컨테이너 수가 부족해 해운 임금 상승으로 실적 상승은 계속해서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현재 해운업계 파업이 장기전으로 가지 않아야 하고 이익 실현 및 주식 가치 희석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빨리 해소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 주가 바닥을 다진 후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흠슬라로 불린 HMM이 현재 악재를 뚫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주가 상승률을 보여줄지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