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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20, 2021

편하긴 한데.. 전직 항공사 승무원이 밝힌 바지 안 입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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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라면 잔머리 하나 용납하지 않은 쪽머리에 깔끔한 치마 유니폼을 입고 친절한 웃음으로 승객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유니폼은 그 직업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승무원들은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을 상대하며 감정 노동이 주가 되지만 좁은 객실 내에서 승객의 짐을 올리거나 기내식을 서비스하는 등 육체노동 또한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왜 그녀들은 편한 바지 대신 불편한 치마를 고수하는가라는 의문이 들게 되는데요.

승무원들의 단정한 용모는 모든 항공사들이 고수하는 전통입니다. 머리색이나 길이는 물론이고 머리에 꽂는 실핀의 개수까지 규정을 둘 정도로 승무원의 용모와 복장에 집착에 가까운 제한을 두죠.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여성 승무원에게 치마 유니폼을 입길 권하고 바지 유니폼을 꺼리는 항공사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국내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 항공 역시 여전히 바지 유니폼에 대한 의무 지급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1988년 창립 이래 여성 승무원들의 치마 유니폼만을 고집해 왔는데요. 2012년 노동조합이 인권위에 이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며 시정명령을 받게 되었고 2013년 승무원에게 바지 착용을 허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권고 뒤에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고 타 항공사가 치마와 바지 유니폼을 기본으로 지급하는 반면 아시아나 항공은 비용상의 문제를 이유로 희망자에 한 해 지급을 하는데요.

몇몇 항공사들이 두발 자유 등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 동안 아시아나 항공에 근무하는 승무원들은 여전히 바지 착용조차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죠.

시정명령이 있고 그해 바지 유니폼 신청 여부가 인사 고과에 반영되고 상급자에게 그 명단이 들어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에 신청자가 크게 감소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5년이 지난 2018년 JTBC 뉴스 보도에서도 여전히 바지를 신청하면 간부로부터 전화가 와서 “정말로 입을 거냐”라는 압박이 들어와 바지 신청을 취소하는 승무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승무원들에게 바지를 신청하지 않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예쁘지 않아서 신청하지 않았다”라고 대답했다며 승무원들에게 화살을 돌렸는데요.

“다른 항공사에 비해 상의 자켓 길이가 짧기 때문에 바지가 어울리지 않아 치마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즉, 직원들이 오히려 바지 유니폼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그들이 자발적인 행동이니 문제가 없다는 것인데요.

그러나 이는 아시아나 항공 특유의 보수적인 내부 분위기와 오너의 눈치만 살피는 중간 관리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이런 상황을 유발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만듭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2018년 객실승무원의 모자 착용 규정을 완화하고 쪽머리 외 단발머리를 허용한다는 발표를 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여성 승무원에 대한 엄격한 외모 규정이 존재하며 바지 유니폼 착용을 시행한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신청자가 한자릿 수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입니다.

작년 일본항공(JAL)이 여성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구두 굽 높이 규정’을 철폐한다는 발표를 했는데요.

일본항공은 그동안 여성 승무원에게 3~4cm, 지상직에게는 3~6cm 구두를 신도록 의무화했지만 이제는 이 규정이 없어지며 검은색 단화, 드라이빙화 착용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일본 내 직장에서 여성에게만 하이힐, 펌프스 등 구두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에 항의하는 ‘쿠투(#KuToo)’ 운동에서 시작됐는데요.

쿠투는 ‘#MeToo(미투)’와 ‘구츠’(일본어로 ‘구두’와 ‘고통’을 발음한 것)을 합해 만든 단어로 복장 규정이 가장 엄격한 편인 항공업계에서 구두 규정 철폐와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란 생각이 듭니다.

남성 승무원과 달리 여성 승무원들은 안경을 쓰지 못하고, 흰머리도 보이면 안 된다고 하죠.

이후 안경을 쓸 수는 있게 됐지만 눈이 아플 때 사유서를 제출해야만 가능하다니 시대착오적인 행태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승무원들의 외모가 승객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인가라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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