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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anuary 26, 2022

“센트럴 파크 정도는 들어가야..” 아파트 이름 바꾸고 얼마 올랐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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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이 곧 집값” 아파트 이름 바꿔 얼마나 올랐냐면요
(‘센트럴’ 정도는 들어가야.. 아파트 이름 바꿨다고 2억이 올라?)

압구정 현대, 대치동 은마 아파트처럼 단순했던 아파트 이름이 언제부턴가 바뀌기 시작했죠.

세련되고 개성 있는 이름을 넘어 외래어를 넣어 생소하고 어려운 단지명이 대세가 되었는데요.

요즘은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 랜드마크 지역임을 강조하는 지역 명칭 뒤에 브랜드명을 붙이고 단지의 입지적 특성이나 장점을 강조한 펫네임을 곁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센트럴(중앙)’ ‘파크·리버·포레(공원·강·숲)’ ‘에듀·에듀파크(교육)’ 등의 펫네임이 옵션처럼 따라오죠.

무리한 작명은 ‘시부모가 집을 못 찾아오게 하려는 며느리들의 요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정체불명의 이름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아파트의 세련된 이름은 입주민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 아파트의 인지도에 영향을 주기에 향후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입니다.

또한 소비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특색 있는 아파트 명은 분양 흥행에 도움이 되기도 하죠.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최근 아파트 이름 바꾸기 열풍이 대단한데요.

2019년 9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초에코리치’ 아파트 단지에는 아파트 이름을 ‘호반 서밋’으로 바꿔달라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바로 아파트 브랜드를 넣은 이름으로 바꿔달라는 입주민의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죠.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다산 자연앤이편한세상자이’의 경우엔 최근 ‘자연앤’을 뺀 ‘이편한세상자이’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아파트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먼저 소유자 75% 이상이 참여해 집회 결의를 하거나 80% 이상의 서면 동의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시공사로부터 변경허가 사용승낙서를 받아야 하며 동의가 됐다고 하더라도 이미 상표권이 등록되어 있는 명칭이라면 바꿀 수가 없죠.

이처럼 번거롭고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까지 아파트 개명에 입주민들이 힘쓰는 데는 결국 아파트의 이름값이 곧 집값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성인 남녀 10명 중 9명은 건설사·브랜드 가치가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압구정 현대 1차’ ‘대치 쌍용 1차’처럼 과거 아파트들도 건설사와 지역명을 토대로 작명했다는 것을 보면 조사 결과가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죠.

2000년대에 들어서며 건설사와 지역명 뿐만 아니라 아파트 브랜드의 중요성이 커지며 ‘삼성 아이파크’ ‘역삼 푸르지오’처럼 브랜드명을 이름 뒤에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의 중요성이 높아지며 오히려 촌스러운 브랜드명을 지우려는 입주민들도 생기는데요.

‘서울 위례 부영 사랑으로’ 입주민들은 ‘부영 사랑으로’라는 이름을 떼내겠다며 나서 브랜드가 지워지는 초유의 굴욕을 당하기도 합니다.

결국 2019년 주민들의 동의를 통해 ‘위례 더힐55’로 개명하게 되죠.

최근에 들어 브랜드명이 흔해지자 건설사들은 펫네임(Pet Name. 애칭)을 내세워 차별화 전략을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이촌 래미안 첼리투스’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 ‘반포 디에이치 라클라스’ 등이 대표적이죠.

특정 지역명을 넣어 아파트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도 요즘 추세입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한 아파트는 인근에 위치한 ‘광교 신도시’를 이름에 넣어 집값 인상에 힘썼죠.

2017년 준공된 서울 마포 아현동 ‘아현 아이파크’는 최근 단지명을 ‘마포 센트럴 아이파크’로 바꾸었는데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e편한세상신촌’ ‘신촌푸르지오’에 이어 단지명에서 ‘아현’을 뗀 4번째 아파트가 됩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달동네 이미지가 강한 ‘아현’ 대신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는 ‘마포’로 이름을 바꾼 것”이라며 단지 가치 상승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죠.

하지만 실제 행정구역과 아파트 명이 다른 것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은데요.

이에 대해 관계자는 “판례를 통해 아파트 명칭 변경이 이루어진다. 판례에선 행정구역 명칭에 대한 내용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다만 인근 아파트 명칭에 혼동을 주거나 타인의 이익에 침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개명에 대한 요구는 LH에 입주한 주민들에게도 번지고 있는데요.

LH는 그동안 임대주택이나 신혼희망타운 등 자체적으로 짓는 공공 혹은 임대 아파트에 LH로고 혹은 자체 브랜드 로고를 넣었습니다.

하지만 LH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분양한다며 해당 단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비하해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사(LH 주택에 사는 사람)’등의 신조어가 탄생해 논란이 일기도 했죠.

이에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LH 아파트에서 LH 로고를 삭제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북혁신도시의 한 아파트의 경우 5년간 공공임대 후 분양전환이 완료되자 ‘에코르’라는 전북개발공사의 브랜드를 떼고 시공사인 금호 건설의 브랜드 ‘어울림’으로 변경하였는데요.

이 같은 아파트 이름 변경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죠. 분양전환 직후만 하더라도 해당 아파트의 최저 실거래가는 2억 3000만 원 수준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름 변경 후 최저 실거래가는 3억 원 후반대로 뛰었으며 현재는 4억 7000만 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아파트 이름 변경도 큰 영향을 줬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이죠.

그러나 공공아파트의 경우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다 하더라도 태생적 한계로 인해 가치를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는데요.

‘위례더힐55’역시 개명을 했지만 시세가 오히려 7000만 원 정도 더 떨어지기도 했죠.

아파트 개명 만으로는 매매가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인데요. 결국 브랜드와 더불어 입지와 교육 등의 요인들이 맞아떨어져야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죠.

이에 전문가들은 “단순히 브랜드 로고나 이름을 바꾼다고 아파트에 대한 평판과 이미지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익숙해진 브랜드를 자주 바꾼다면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편을 키울 수도 있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최근 번지고 있는 ‘문주 달기’는 개명처럼 집값을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죠.

아파트 정문에 설치하는 출입구인 문주를 거대하고 멋스럽게 내세우며 아파트의 가치를 올리고 있는데요. 구축 아파트들도 이러한 유행에 발맞춰 새로운 문주를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문주 설치는 입주자들의 동의가 모이면 비교적 쉽게 추진될 수 있기에 문주를 달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얻는 것은 물론 집값까지 올리려는 의도인데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남서울힐스테이트’에선 1억 1천만 원을 들여 문주와 추가 문주를 설치하겠다는 의결이 나왔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죠.

하지만 문주 역시 개명처럼 집값을 올리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운데요.

결국 이름이나 대문을 바꾼다고 내 집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내실이 튼튼해야 아파트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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