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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anuary 26, 2022

“3조가치..” 24년 전 삼성이 1400억 사서 2900억에 판 부지 최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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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가치가 있으면 가격을 따지지 않는다’ ‘이전 소장가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준다’ 는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미술품 수집 원칙인데요.

살아생전 미술 분야에 막대한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죠.

그는 과거 리움 미술관을 개관할 때도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해도 시대적 의무로 생각하고 앞장서겠다 밝힌 바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예술 사랑은 수많은 문화재와 미술품 수집으로 이어졌고 그의 사망 이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보 등 고미술품이 1만 1000점, 서양화 등의 미술품이 2만 3000여 점 가량 되는 것으로 밝혀졌죠.

삼성은 3만점이 넘는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하기로 결정하며 이 회장의 문화 보존에 대한 사명을 이어갔습니다.

기증되는 작품들은 감정 평가액만 3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며 ‘세기의 기증’으로 불리고 있죠.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걸작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국보와 보물 2만 1600점의 고미술품은 국립 중앙 박물관에 기증되었으며,김환기·박수근·이중섭·클로드 모네·파블로 피카소·마르크 샤갈 외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 16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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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작품 일부는 지난 7월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돼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데요.

당대 최고의 명작들을 모아놓은 자리로, 연일 매진되자 학교 수강 신청보다 입장권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통 큰 기부 결정에 문화 예술계 뿐만 아니라 정치계에서도 박수를 보내고 있는데요.

대통령 역시 별도의 전시실이나 특별관을 설치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게 됩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모든 기증품을 통합하여 소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 별도의 기증관을 짓기로 하고 부지를 검토하게 되죠.

역대급 규모의 미술품이 전시될 기증관을 어느 지역에 건립할지를 두고 각 지자체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이건희 수집품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은 만큼, 전국 지자체들은 서울과 지역 간 문화 불균형을 지적하며 기증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죠.

결국,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건희 기증관’을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일대에 건립하기로 정하며 이로써 수많은 국보와 보물, 근현대 미술 명작을 한 공간에 모은 새로운 개념의 전시관이 서울 한복판에 들어서게 됩니다.

2027년 완공과 개관을 목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손을 맞잡고 ‘1000억 원 규모의 삽질’을 시작했는데요.

송현동 부지는 지난 7월 최종 후보지로 거론되며, 용산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상징성·인프라·접근성 등의 이유로 최종 낙점되었습니다.

이건희 기증관이 세워질 송현동 부지는 특별한 역사적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 일대는 조선시대 왕족과 세도가, 고관대작의 집이 차례로 들고났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빼앗겼다 해방 이후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가 들어서며 대한민국으로 돌아오지 못했죠.

1997년 반세기 만에 삼성문화재단이 ‘삼성미술관’자리로 송현동 부지를 낙점하고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매입에 나섭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환율이 폭등해 계약금 1400억 원이 2400억 원까지 뛰어오르자,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삼성은 송현동 부지를 포기하지 않았고 이후 삼성생명이 사들이는데 성공하는데요. 하지만 11년간 각종 규제에 묶여 아무것도 못해 보고, 2008년 한진그룹에게 2900억 원을 받고 넘겨버리고 맙니다.

한진그룹은 ‘7성급 한옥호텔과 복합문화 단지’라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학교 주변에 관광숙박시설을 지을 수 없다’라는 학교보건법에 막히게 되는데요.

한진은 행정소송까지 했으나 2012년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자금난에 직면하자 땅을 매각하겠다며 포기 선언을 합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이 땅을 매입해 역사문화공원을 만들겠다”라고 선언했고 1년여의 실랑이 끝에 대한항공이 한국토지공사(LH)에 이 땅을 팔고, 서울시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와 교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죠.

24년 동안 잡초만 키우던 송현동 부지는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삼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문체부는 “서울시의 부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송현동 땅 일부를 국유지와 교환할 계획이다. 이를 연면적 3만㎡규모로 세워 기증품을 소장하고 전시하면서 융·복합 문화 활동의 중심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죠.

송현동 부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옛 풍문여고 부지에 개관한 서울 공예 박물관 등과 연결돼 문화예술 중심지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거기에 전통미술 중심지인 인사동과도 연결돼 앞으로 전통과 근현대 미술 명작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 랜드마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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