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호텔을 짓지..” 혈세 갈아만들었다 원성듣는 여의도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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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동안 여의도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여의도 우체국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오피스 빌딩이 들어섰죠.

2017년 1700억 원을 들여 여의도 우체국을 재건축하기로 결정한 것인데요. 지난해 12월 ‘여의도 포스트타워’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해 지하 4층~지상 33층 규모를 자랑하며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는 보유 부동산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우편집중국 등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자그마치 6조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임대수익은 연 310억 원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도심 내 노후한 우체국을 헐고 새로 건물을 지어 사무실, 오피스텔, 호텔 등으로 운영해 임대 사업을 벌일 계획입니다.

우체국 부지는 대부분 도심지 내 알짜배기 땅에 위치해 있어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데요.

‘여의도 포스트타워’도 여의도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명동과 공덕 이후 우정사업본부가 재건축한 세 번째 건물이 됩니다.

명동 ‘포스트타워’도 2007년 지상 21층 규모로 재건축해 중앙우체국, 서울우정청과 신한카드 등이 입주해 있어 안정적인 임대 소득을 얻고 있죠. 여의도 포스트타워 역시 임대 사업을 염두해두고 재건축을 결정하였는데요.

1~3층은 여의도 우체국과 근린생활시설로 사용할 예정이고, 위층은 사무실 임대 중에 있습니다.

곡선형의 수려한 외관과 혁신적인 이미지에 많은 사람들은 우체국이 ‘천지개벽’할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죠.

여의도 우체국 재건축 사업에는 민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지 않고 국가 재정 100%로 추진한 사업입니다. 때문에 1700억 원이나 들여 우체국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던 것도 사실이죠.

사실 우정사업본부가 엄청난 국가 재정을 들여 여의도 우체국을 재건축하기로 결정한 데는 바로 우정사업본부의 심각한 재정난 때문인데요.

인터넷의 발달로 종이 편지 대신 전자우편, SNS 서비스가 주를 이루게 되었고 우편 물량이 22% 이상 감소하게 되죠.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우편, 보험, 예금에만 치중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는데요.

여의도 포스트타워도 상당 부분을 민간 시설로 개방해 임대 수익을 창출하고 있죠. 임대 사업 외에도 광고, 판매 대행, 복지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여의도 포스트타워를 통해 약 204억 원의 임대 수익을 기대하는데요.

하지만 사업 초기 서울의 대형 오피스 빌딩의 공급이 늘었고 여의도 지역의 공실률이 20%를 넘으며 포스트타워 또한 빈 사무실들이 넘쳐나게 됩니다.

몇몇 오피스 빌딩은 3~4개월의 임대료 면제나 인테리어 비용 지원 등의 조건을 내세웠으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는데요.

여의도 포스트타워 역시 임대료를 3.3㎡당 5만 4000원 수준으로 낮췄음에도 공실이 줄어들지 않자 1년간 임대료 면제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죠.

사실 우체국 재건축 사업 시행 전 예비 타당성 보고서의 부실함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는데요.

초기 보고서의 경우 재건축 후 수익성 분석값이 낮아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견해가 나왔습니다.

사업 실패 시 국가 재정이 1700억 원이나 투입되는 만큼 국민에게 부담이 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기금사업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결국 성사되죠.

다행히 가파르게 치솟았던 여의도 포스트타워의 공실률은 차츰 회복세를 보이며 올 2분기 유수홀딩스 등이 입주를 마치면서 3분기 만에 공실을 전면 해소했는데요.

서울시가 여의도를 ‘디지털금융특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하며 여의도 권역에 ‘제2의 전성기’가 올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만성적 재정에 시달리는 우정사업본부가 새로운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는 것엔 긍정적인 자세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관심을 들여야 할 직원들의 과도한 노동 시간과 수당에는 무관심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여의도 우체국을 재건축하는 과정에서도 여의도에 집결하던 우편물을 양천 우체국에서 받아 배달하게 했는데요. 장시간 노동을 요구했음에도 인력 충원은 없었고 초과근무 수당 또한 반 토막 내며 직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

한 해에 12명의 우체국 집배원들이 과로사로 목숨을 잃고 있는데요.

이에 지난 6월 우체국 택배 노조원들은 여의도 포스트타워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며 정상적인 노동 조건을 요구하기도 했었죠.

우체국 재건축에 많은 네티즌들은 ‘저렇게 크게 지을 필요가 있냐’ ‘내 세금 살살 녹는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나의 피 같은 세금이 빈방으로 남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