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욜로족’이 대세가 됐던 적이 있죠. 한 번 사는 일생 하고 싶은 것을 즐기자며 마통까지 뚫어 명품 플렉스를 하던 극단적인 욜로족들도 많았는데요.
하지만 최근 욜로족과 정반대로 하루라도 빨리 돈을 모아 조기에 은퇴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겠다는 ‘파이어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 ‘MZ세대’ 4명 중 1명은 충분한 자금을 빨리 모아 조기 은퇴를 바라는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41%가 준비하고 있다고 대답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총 300명을 대상으로 파이어족과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조사 결과 미혼남녀 열 명 중 두 명 이상은 파이어족이었죠.
이들은 조기 은퇴 자금으로 평균 14억 7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는데요.
은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생활을 시작하는 20대부터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수입의 70% 이상을 저축합니다.
파이어족을 꿈꾸는 직장인들의 평균 임금은 267만 원으로 이중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금액은 110만 원가량으로 집계됐는데요.
반대로 용돈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전체 급여의 22%밖에 되지 않아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실제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어떤 비용을 가장 많이 줄이는지에 대한 질문엔 56%가 ‘외식’을 꼽았는데요.
이어 의복 구입, 음주 활동을 포기했다는 응답자가 많았죠.
그러나 비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조기은퇴 자산을 마련하기 어려운데요.
실제 한국형 파이어족들은 조기은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이나 코인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죠.
실제 응답자의 50% 이상이 ‘주식투자’를 통해 조기은퇴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심지어 빚을 내어 주식 투자를 하는 청년도 늘고 있는데요.
지난 9월 30세 미만의 청년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은 4200억 원으로 2019년에 비해 162% 이상 폭등하였죠.
조기 은퇴를 위해 수많은 파이어족들이 주식 투자에 공을 들이지만 실제 주식 투자로 성공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최대 호황을 보였던 2020년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전체 투자자의 손실 비율은 46%였던 반면 신규 투자자의 62%는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즉 신규 개인투자자 3명 중 2명은 ‘원금 손실을 봤다’라는 것이죠.
대부분 젊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잦은 거래와 대박을 노리는 복권형 주식 선호, 테마주 쫓는 추종 거래 등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에 한 전문가는 파이어족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1억을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는데요.
그는 “1억 원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희망하는 목표 은퇴 자금을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다”라며 “적절히 소비와 저축의 균형점을 쌓아가다 보면 경제적인 자산 수준에 빨리 도달할 수 있게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전문가는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선 부동산 임대수익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는데요.
은퇴 후 근로 수입이 사라졌을 때 임대료 수익과 함께 건물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실제 파이어족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만족감을 표하기도 하는데요.
은퇴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A 씨는 “파이어족을 택하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없어졌다”라며 여유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려냈죠.
또 다른 파이어족 B 씨 역시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어 가장 좋다”라며 파이어 생활에 장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파이어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하는데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극단적 위험회피 성향을 가진 슈퍼세이버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성장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와 투자의 회복이 더디어질 수 있다”라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미래를 위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저축하는 파이어족들이 늘어나면 사회 전체적인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죠.
누구나 빠른 은퇴를 꿈꿉니다. 당연히 은퇴 후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경제적 여유를 누리고 싶어 하는데요.
이 모든 조건을 다 갖추기 위해선 지금 얼마나 많은 은퇴자금을 모아야 할지.. 저의 은퇴 계획은 또다시 미뤄질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