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27, 2023

“차라리 반지하 살란다” 대기업 옆 입지 좋아서 집값 오르고 좋았는데 녹색 햇빛 때문에 눈아파 못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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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 벽 전체가 통유리거나 유리를 많이 붙여 시공한 건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보기엔 멋져 보일지 몰라도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빛반사로 인해 눈이 부셔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데요.

지난해 외벽 전체가 통유리로 된 네이버 본사 건물에서 반사되는 빛으로 인해 눈부심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건물 외벽이 통유리 덮인 이른바 커튼월 공법은 비용이 비싼 반면, 외관이 고급스럽다는 이유로 고층 빌딩이나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많이 사용되는데요.

문제는 이처럼 거대한 유리벽에서 반사되는 빛 공해에 따른 피해가 만만찮다는 점이죠.

현재로선 커튼월 공법을 규제할 기준이 없는 데다 주민 피해를 배상할 마땅한 방법도 없어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미켈란쉐르빌 아파트의 주민들은 2010년 네이버가 통유리 본사를 지으면서부터 고통이 시작되었죠.

이전까지 큰 불편함이 없었던 햇빛이 네이버 건물이 들어오면서부터 골칫덩어리가 되었는데요.

햇빛이 네이버 건물의 통유리에 반사돼 직사광선처럼 창문으로 들어와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해가 뜨는 아침 5~6시부터 주민들이 괴로움은 시작되는데요.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이 되는 두꺼운 호텔용 커튼과 블라인드를 달아야만 했죠.

심지어 네이버 연두색 건물에서 반사된 빛 때문에 방 전체가 연두색으로 보이기까지 하는데요. TV 브라운관에 태양광이 반사돼 오전에는 TV 조차 틀 수 없습니다.

고통을 참다못한 아파트 주민 73명은 2011년 네이버에게 손해배상 및 태양광 차단 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소송은 무려 10년이 넘게 지속되죠.

1심 재판부는 2013년 주민 피해를 인정해 네이버 측에 “가구당 500~1000만 원의 위자료, 100만~6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빛 반사 예방 시설을 설치하라”라고 판결을 내립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일조 방해가 인정되려면 빛이 많이 유입되는 시간이 하루 4시간 이상이어야 하는데 해당 아파트의 경우 1~3시간에 불과하고, 창문을 직접 바라보지 않는 한 참을 수 있는 수준”이라며 네이버 손을 들어주죠.

하지만 대법원은 2심 재판부가 빛 반사에 따른 피해를 판단할 때 일조 방해 기준을 적용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지적하는데요.

반사된 태양광이 유입되는 시간뿐 아니라 유입되는 강도와 각도, 구체적인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피해가 극심하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대법원은 “유입되는 빛은 시각 장애를 일으키는 기준치의 440배~29200배에 달할 정도로 높다. 태양반사광으로 인해 참을 한도를 넘어 생활 방해가 발생했다”라며 2심의 결과를 뒤집죠.

대법원의 판결로 아파트 주민들은 2013년 1심 판결 당시 배상금에 8년간의 추가 피해, 이자비용까지 더해진 금액을 배상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빛반사로 인한 소송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요.

네이버 판결에 앞서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아파트에서 반사되는 빛으로 인해 눈부심 피해를 본 인근 주민들에게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가구당 132만~678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죠.

경기 과천 별양동 일대도 빛반사 문제로 주민들 간 갈등이 발생하였습니다.

GS건설이 시공한 과천자이의 외벽이 유리로 마감한 커튼월 룩으로 시공되면서 주변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였는데요.

해당 단지와 20~30m 떨어진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과천주공5단지 등 아파트 일부 세대는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창밖을 바라보기 힘들어진 상황이죠.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입주민 대표는 “과천 자이가 준공되고 난 후, 빛반사로 거실에서 바깥을 쳐다볼 수가 없어 필름을 개인적으로 붙이니 180만 원이 소요됐다”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해당 아파트의 커튼월 룩 때문에 주변 단지들은 영구적으로 조망권과 천공권 등에 피해를 봐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른 단지 입주민 A 씨 역시 “타단지의 단순 디자인 때문에 커튼을 계속 치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특히 아이가 있어 시력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된다”라고 울분을 토했죠.

빛반사는 도로 운전 시에도 영향을 주는데요.

과천 일대에서 택시를 운전한다는 B 씨는 “해당 아파트를 지나다가 신호등을 쳐다보려고 할 때 등 빛반사가 되서 조금 위험하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라고 답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네이버 사옥, 해운대 아이파크 등 유리로 마감된 건물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조권과 달리 빛반사는 법 조항이 따로 없는데요.

이에 과천 자이 시공사와 조합 또한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반응으로만 일관하고 있죠.

하지만 최근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피해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만큼 향후 제기되는 손해배상에서도 피해 주민들의 승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빛 공해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는데요.

네온사인 등 인공 빛 공해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자연 빛 공해에 대한 규제도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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