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4, 2023

“돈 없으면 걸어 다녀라” 못 타게 한다 말 듣기 싫어서 엘베 없애버린 서울 임대주택 현재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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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과거 2000년대 초반 등장했던 한 건설사의 광고 문구인데요.

주택 수준에 따라 또는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급을 나누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문구이죠.

과거 초등학생들 사이엔 어른들을 뜨끔하게 만드는 은어들이 있었습니다.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거(엘에이치 거지)’ ‘빌거(빌라 거지)’인데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브랜드인 ‘휴먼시아’와 ‘거지’를 합성한 ‘휴거’라는 말을 서슴없이 쓰는 아이들을 보며 어른들의 탓이 크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죠.

그럼에도 여전히 어른들은 놀이터에 담장을 치고 임대동과 분양동 사이에 도로를 만들어 구분에 나서는데요.

아파트 단지 내에 분양동과 임대동을 함께 조성하며 공존을 목표로 하는 ‘소셜믹스’ 정책이 의미가 없을 지경입니다.

그런데 최근 또다시 임대아파트 차별에 불을 붙일만한 사건이 발생하였는데요. 엘리베이터 없는 임대동 소식에 또 다른 차별의 행태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얼마 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한 서울리츠 행복주택에 입주하게 된 A 씨는 이사를 앞두고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죠.

서울리츠 행복주택 중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두산위브’ 3층 아파트에 당첨된 A 씨는 이사를 위해 주택 내부 치수를 재러 갔다가 황당한 사실을 접하는데요.

임대동인 203동이 최고 3층 높이인데, 단지 안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엘리베이터 없이 이사할 생각에 막막해진 A 씨는 관리사무소에 문의했으나 계단이사를 해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는데요.

신축이라 사다리차 이사도 불가능하기에 계단으로 이삿짐을 날라야 한다고 답하였죠.

A 씨는 “임대동 차별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천박한 천민자본주의의 민낯을 제가 경험하였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이어 “행복주택 담당자는 임대동에 엘리베이터가 없는지조차 모르더라. 본인들은 이사 문제까지 체크하지 않는다고 한다”라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이와 관련해 관리사무소 측은 3층에 불과하고 가구수가 많지 않은 특수동인 데다 평수도 넓지 않아 그간 엘리베이터 이사가 불가능한 데 문제를 제기한 입주자가 없었다고 전하는데요.

그러면서 지하주차장에서 비상계단을 통해 203동으로 이사를 할 수 있는 동선이 있다고 덧붙입니다.

관리사무소 측의 해명에도 사연이 알려지면서 임대동에만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건 차별이라는 날선 반응들이 이어졌죠.

사실 ‘북한산두산위브’ 임대동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은 법에 저촉되는 사안은 아닙니다.

현행법상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선 6층 이상일 때 1대당 6인승 이상인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기에 최고 3층 임대동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데요.

하지만 임대동이 일반아파트와 외떨어진 구조로 세워진 데다 엘리베이터마저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였죠.

분양 아파트와 임대 주택 간의 ‘눈에 보이는 차별’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디에이치아너힐즈’는 총 23개동 가운데 임대주택 2개동만 외관이 검은색에 가까운 석재로 마감되었는데요.

흰색과 연회색 등 밝은 색을 쓴 일반분양 동과 확연히 구분되죠.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메세나폴리스’ 역시 대놓고 차별에 나서는데요. 최고 39층인 이 아파트의 비상계단은 10층에서 11층으로 올라가는 길이 막혀 있습니다.

임대주택이 있는 4~10층과 11층 이상 주택을 분리하기 위한 설계이죠. 만약 불이라도 난다면 아래층 입주민들은 비상계단을 이용한 위층 대피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심지어 길로 구분하는 아파트도 있는데요. 구로구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는 2차선으로 이뤄진 회전 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단지가 둘로 쪼개졌죠.

1단지는 아파트 수개동이 몰려 있지만 도로 반대편에 있는 2단지는 1개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게 바로 임대동입니다.

정부는 경제력에 차이가 있는 입주민들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살 수 있도록 ‘소셜믹스’라는 개념을 도입하죠.

하지만 이름만 같은 뿐 색깔로 길로 심지어 층수로 구분 지어 여전히 분양동과 임대동을 나누는데요.

서울시 기준에 따르면 외형으로 임대아파트를 차별하는 것은 기준 미달에 해당하지만 강제할 수도, 페널티를 매길 수 있는 조항도 없다 보니 여전히 암암리에 차별은 존재합니다.

물론 임대동과 분양 아파트에 차이를 두지 않는 단지도 있죠. 경기 평택시의 ‘평택고덕 LH 르 플로랑’은 분양과 임대를 무작위로 배치해 거주가 집주인인지 세입자인지 알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정부의 임대주택 입주 조건이 느슨해지면서 이제 임대아파트는 평범한 주거 형태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지금부터라도 차별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를 가해 헬거, 엘거같은 구시대적 흔적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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