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27, 2024

“커피믹스로 버텼다” 운좋게 살아 남았지만..” 맥심 사먹을 돈도 없다는 봉화 광산 생존자 현실 일당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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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전 국민이 ‘이태원참사’로 가슴 아파할 때 경북 봉화군 광산에선 죽음을 앞둔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국가적 참사에 매몰자의 소식은 깊은 광산에 갇혀있는 그들의 처지처럼 조금씩 관심에서 멀어져 갔는데요.

지난 4일 오후 11시 3분 매몰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면서 어려운 시국을 걷는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였죠.

매몰된 광부 2명이 무사히 구조되면서 ‘해피엔딩’으로 일단락됐지만, 그들의 입에서 나온 열악한 근무환경은 충격을 주기 충분하였습니다.

사건은 지난 10월 26일 오후 6시 봉화 아연광산에서 발생하였는데요.

제1수직갱부 하부 46m 지점 갱도에 뻘(샌드) 900여t이 쏟아지면서 이들이 근무 중이던 수직 갱도를 막아버리죠.

사고 당시 작업 중이던 7명 가운데 2명은 미리 이상징후를 느껴 자력으로 빠져나왔고 3명은 광산업체가 자체적으로 구조에 나서는데요.

남은 2명이 구조되지 못하자 사고 14시간이 흐른 후에야 119에 신고를 합니다.

소방당국은 인력 130여 명과 장비 29대를 동원하여 구조 작업을 벌였고, 구조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사흘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하지만 대형 암석 등 예상외 장애물로 구조에 난항을 겪는 와중에 구조를 위해 사용된 도면이 20년도 더 된 문서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죠.

몇 차례 이어진 시추에도 작업자들을 찾지 못하면서 애가 타는 가족들은 편지를 써 지하로 내려보내는 등 무사생환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생존신호조차 없어 모두들 포기하던 그때 구조대는 암석층을 뚫고 작업자들이 있던 위치로 진입을 성공하는데요.

광부 2명은 살아 있었고 직접 걸어서 나올 정도로 큰 부상도 없어 그들의 생환은 ‘기적’이라를 떠올리게 하였죠.

그들이 발견된 곳은 20평 정도 돼 보이는 꽤 넓은 공간의 갱도로 이들은 주변에 있던 비닐, 젖은 나무, 톱 등을 이용해 방풍막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버텼는데요.

고립 당시 가지고 있던 물 10L와 커피믹스 30봉지를 밥처럼 나눠먹으며 서로를 의지한 채 극한의 상황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기적의 생환에도 국민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는데요. 다시는 갱도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생환자의 입에서 튀어나온 광산 현장은 말 그대로 ‘막장(광산의 갱도 끝)’ 그 자체였죠.

국내 광산의 광맥은 노천광산 형태가 아니라 대부분 지하 깊은 곳에 있어 기계화가 싶지 않습니다.

‘막장 인생’이라는 말이 나온 것처럼 광부 일은 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운 ‘3D업종’ 중에서도 가장 꺼리는 직업인데요.

사고가 난 금호광산도 50m 간격으로 지하 300m 깊이까지 파내려가 아연을 채광 중이었고, 일제강점기 때 개발된 광산은 업체조차 제대로 된 내부 도면을 갖고 있지 않았죠.

항상 위험을 안고 일해야 하는 광부들의 막장 환경은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열악합니다.

아연 같은 금속 광산은 폭발 위험은 낮지만, 광석을 캐려면 폭약을 쓸 수밖에 없는 만큼 위험하긴 마찬가지인데요.

폭파 과정에서 나오는 엄청난 소음과 분진, 진동을 그대로 흡수해야 하죠. 게다가 폭파 후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낙석으로 다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노동 강도나 사고 위험에 비해 급여는 높은 편이 아닌데요.

한 전직 광부는 “지난해까지 일당은 8시간 근무 기준 선산부(조장) 15만 원, 후산부(보조) 12만 원이었다”라고 전해 충격을 주었죠.

그는 “인력이 부족해 16시간 연속 근무할 때도 있는데, 연장 근무수당이나 야간 근무수당은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덧붙여 논란이 일었습니다.

실제 사고 당사자인 작업반장 박정하 씨도 “광산을 지키는 나이 많은 광부들은 적은 임금 때문에 연일 근무를 자처한다”라고 고백하였는데요.

그의 말처럼 일부 광부들은 돈을 더 벌려고 주 52시간제를 무시하고 매일 16시간 연속근무를 서는 경우도 있었죠.

당국의 형식적 안전점검도 광산을 위험으로 몰아넣는데요. 안전한 갱도에서 일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줘야 할 감독관이 갱도 안쪽으로는 들어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박 씨는 “광산을 지도감독하는 광산보안사무소와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시설 점검을 나오는데, 바지에 흙탕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나갈 정도로 조심스럽게 다닌다”라며 정부의 행태를 비난하였습니다.

그의 지적처럼 이번 사고가 난 갱도는 광산업체조차 존재를 몰랐던 곳이었다고 하죠.

매몰된 광부는 극적으로 생환했지만 광산 안전 관리 강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습니다.

생환 광부의 퇴원 기자회견에서 나온 “일하는 환경이 80년대 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라는 말에서 광부들이 겪고 있는 열악한 환경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는데요.

다시는 이런 피해가 반복되지 않게 광부들의 근로환경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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